[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한국영화는 3년 동안 칸 국제 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되지 못했다. 지난 2012년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이 경쟁 부문에 진출한 후 3년동안 진출작이 없었다. 지난 해에도 '마돈나' '차이나타운' '무뢰한' '오피스' 등 4편이 '비평가 주간' '주목할만한 시선'과 '미드나잇 스크리닝' 등 비경쟁 부분에 진출했을 뿐이다. 때문에 올해 '제 69회 칸 국제 영화제'(이하 칸영화제)는 경쟁부문에 한국 영화가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가장 가능성 높은 영화로 꼽히는 작품은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다. '추격자' '황해'의 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곡성'은 폭스가 제작하는 네번째 한국영화다. 이들은 이미 '런닝맨' '슬로우비디오' '나의 절친 악당들'에 참여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오는 5월 12일 개봉을 확정지은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나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인데다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이미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나 감독은 이미 '추격자'로 '미드나잇스크리닝에 초청된 바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칸영화제에서 '곡성'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 얘기를 들었다. 경쟁 진출 가능성이 꽤 있어 보인다"고 귀띔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도 가능성이 있다. 이미 '올드보이'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한 바 있는 박 감독의 작품이라 칸영화제에서도 신작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하정우 조진웅 김민희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포진해 눈여겨 볼 만하다. 하정우는 '용서받지 못한 자'로 칸영화제에 다녀온 바 있고 김민희는 지난 해 로카르노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여주인공이다.
이외에도 김기덕 감독의 '그물'과 홍상수 감독의 신작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하하하'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오는 5월 11일(이하 현지시각)부터 22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로 유명한 호주 출신 조지 밀러 감독이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장을 맡아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밀러 감독은 '매드맥스'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을 휩쓸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매드맥스'가 38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하자 "한국에서의 흥행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한국 영화와 한국 감독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영화적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매드맥스'가 사랑 받아 감독으로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칸영화제의 개막식과 폐막식 MC는 프랑스의 배우이자 코미디언 로랑 라피트가 맡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