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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선' 부진한 김현수 대안의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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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의 부진이 이어지자 지역 언론도 부정적인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김현수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듀네딘의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볼넷과 사구를 1개씩 얻었지만, 삼진을 두 차례 당했다. 이날 토론토전에서는 극과 극의 선구안을 보여준 셈이다.

기다렸다는 듯 볼티모어 지역 유력지 '볼티모어 선'이 김현수의 대안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볼티모어 선은 이날 '볼티모어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김현수의 대안을 강구할까?(Could Orioles be evaluating alternatives for struggling Hyun Soo Kim?)'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볼티모어가 김현수 이외에 개막전에 누군가를 준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를 쓴 피터 슈먹 기자는 '볼티모어 구단은 외야수 김현수가 주전 좌익수 자리를 따낼 가능성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확실히 새로운 시나리오를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벅 쇼월터 감독이 이와 관련해 '액션'에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쇼월터 감독은 이날 경기에 김현수를 지명타자로 돌리고, 대신 1루수 요원인 크리스티안 워커를 좌익수로 기용했다. 워커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쇼월터 감독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워커를 좌익수에 기용한 것은 좌익수 자리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은 아니다"고 했지만, 슈먹 기자는 '관련성을 부인하기는 힘들다'고 풀이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 들어 21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는 등 침묵을 벗어나지 못하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를 치면서 적응에 나선 듯했다. 그러나 이날 들쭉날쭉한 선구안 탓에 삼진을 두 번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슈먹 기자는 '볼티모어는 팀의 출루율을 높이기 위해 2년간 7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김현수가 이 부분에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심을 갖게 한다'고 했다.

쇼월터 감독이 언제까지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는 일. 쇼월터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현수의 진짜 모습은 아니라고 한다. 한국에 있었을 때의 모습도 아니다. 여기 투수들의 공 속도가 더 빠른지, 실력이 더 좋은지 난 모르겠다"며 실망감 섞인 평가를 내렸다.

슈먹 기자는 '볼티모어 구단에서 김현수는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좀더 편해질 수 있는 시간을 줄 필요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캠프에서의 김현수와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의 활약상은 너무도 대조적이다'며 김현수의 입지가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워커가 이날 경기서 2루타를 치고, 수비에서도 정확한 송구로 외야 보살을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또다른 유망주 외야수인 알프레도 마르테도 좌익수로 들어가 7회말 호수비를 펼인데 이어 8회초 공격에서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마르테의 시범경기 타율은 3할6푼8리(19타수 7안타). 쇼월터 감독은 "마르테의 수비 실력은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 큰 실책을 한 뒤로는 안정적으로 하고 있다. 늘 강조해 왔지만, 그는 타석에 나갈 때마다 양질의 타격을 보여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확실히 김현수의 처지가 불확실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슈먹 기자는 '마르테의 활약이 김현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는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지 않아 개막전에서 보려면 불확실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고 전했다. 워커와 마르테 말고도 테리 맨시니도 마이너리그 유망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슈먹 기자는 결론적으로 '김현수가 앞으로 남은 기간 배트 스피드와 타석에서 생산적인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