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에서 뛰는 야구를 얼마나 볼 수 있을까.
각 구단이 올시즌 공격적인 달리는 야구를 표방하고 있다. 좀 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점수를 뽑는 야구를 지향하는 것이다. 달린다고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도루다. 각 구단 감독들은 도루를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루에서 3루까지 뛰는 것이나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는 1베이스를 더 진루하는 주루플레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도 달리는 야구의 척도는 도루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시범경기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도루수가 확실히 늘었다. 16일까지 열린 30경기서 나온 도루 시도수는 총 117개. 구단별 평균 1.95번 도루를 감행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선 총 60경기서 174차례의 도루 시도가 있었고 구단별 평균 1.45개였으니 올해 분명히 많이 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장 많이 뛰는 팀은 LG 트윈스다. 6경기서 21차례 도루 시도를 했다. 경기당 3.5번이나 뛰었다. LG는 지난해 113개의 도루로 전체 5위를 기록했지만 1위였던 NC 다이노스(204개)나 2위 삼성 라이온즈(157개)엔 크게 못미쳤다. 큰 잠실구장을 쓰는 팀으로 기동력이 꼭필요하다고 느낀 양상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뛰는 것을 강조해왔고, 시범경기에서도 계속 뛰게 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다. 12번 성공에 9번 실패. 57.1%의 성공률을 보였다.
두번째로 많이 뛰는 팀이 롯데다. 7경기서 15번 시도했다. 7번 성공에 8번 실패니 성공률이 50%가 되지 않는다. 많이 뛰어서 아웃되기도 하고 세이프가 되기도 하면서 도루에 대한 실전감각을 갖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시범경기라 많은 실패를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과연 시범경기서 많은 도루를 해본다고 해서 정규리그에서도 많이 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시범경기서 팀당 1경기 평균 1.45번의 도루를 시도했지만 정규시즌에선 1.2번으로 줄었다. 또 시범경기서 많이 뛴 팀이 정규리그에서 많이 뛴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시범경기서 가장 많은 도루를 시도한 팀은 SK 와이번스로 12경기서 26차례나 시도를 해 경기당 2.17번 뛰었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선 총 153차례만 뛰어 1.06번에 불과했다. 도루수가 94개로 전체 9위에 머물렀다.
아무래도 시범경기서는 비주전급 선수들이 뛰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도루를 많이 했던 선수들은 도루 시도를 많이 하지 않았다.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많이 뛰어봐야 하지만 이미 도루 스킬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은 감각을 시험하는 정도만 하면 되는 것.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작년 도루 1위인 삼성 박해민은 도루 시도를 한번도 하지 않았고, 2위였던 NC 박민우는 2차례 시도해 모두 실패했을 뿐 3위 kt 위즈 이대형과 4위 김종호나 5위 테임즈는 한번도 도루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무려 264차례의 도루를 시도해 204개의 성공으로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NC는 올해 시범경기 7경기서 12번 시도해 8번 성공했다. 다른 팀과 비슷한 수치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것.
정규시즌에서도 이러한 뛰는 야구가 가능할지에 대해선 대부분 전문가들이 의문을 표한다. 시즌 초반 도루 감행에서 성공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루가 성공하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경기 흐름을 바꿀 수도 있지만 실패했을 때의 부담도 크다. 성공의 짜릿함을 느끼며 자신감을 얻는다면 감독이 원하는 뛰는 야구가 가능할 수 있지만 만약 실패를 하고 그 실패로 인해 경기가 꼬이게 된다면 발을 떼기가 쉽지 않게 된다. 도루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팀들이 뛰는 야구를 표방하고 있으니 그것을 어떻게 막을지도 궁금해진다. 올해 도루 수는 작년보다 늘어날까. 도루 수에 따라 당연히 득점이 달라질 수 있으니 분명 팀에겐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