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5국
'인류 대표' 이세돌(34)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면서 누리꾼들의 기쁨이 활화산 같은 애드립으로 터져나왔다.
지난 13일 이세돌은 알파고에게 3연패 끝에 단비 같은 1승을 거뒀다.
누리꾼들은 이세돌이 3국 패배 직후 "이세돌이 패한 것이지 인간이 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패러디해 "알파고의 패배일 뿐, 인공지능의 패배는 아니다", "인간의 승리가 아니라 단지 이세돌의 승리일 뿐" 등의 유머를 쏟아냈다.
"이세돌이 이제 가면을 찢고 기계인간의 참모습을 드러내면 완벽", "이세돌이 인류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 등의 '이세돌 인공지능설'부터 "알파고가 패배 후 담배 하나 피워물면 전자담배", "알파고, 분통을 터뜨리며 내문서 20분간 내리쳐",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블리츠크랭크'의 대사를 바꾼 "인공지능의 끝이 도래했다" 등의 패러디들이 뒤를 이었다.
앞서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0-3으로 몰리자 몇몇 누리꾼들은 서점가에 깔릴 '알파고 따라잡기'류 서적의 제목들을 예상하기도 했다. '알파고에게 배우는 경영전략', '이세돌처럼 상상하고 알파고처럼 실행하라', '알파고를넘어서:인문학의가능성', '청춘이여, 알파고의 길을 거부하라' 등의 제목 유머들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세돌이 첫 승을 거두면서 이 흐름도 뒤집혔다. 누리꾼들은 '이세돌에게 배우는 승부 철학', '인생의 승부, 이세돌처럼', '완벽이란 벽 앞에 선 승부사 이세돌의 선택', '진화의끝:이세돌을넘어라' 등의 제목들이 쏟아졌다.
이세돌과 알파고가 맞붙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국은 오는 15일 오후 1시부터 서울시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다. 이세돌은 4국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백보다는 흑으로 둘 때 약하다"라며 "백으로는 한번 이겼으니, 이번엔 흑으로 이겨보고 싶다. 그냥 내가 흑을 잡고 두고 싶다"라고 제안, 구글 측의 수락을 받았다.
지난 주말에 열린 이세돌과 알파고의 3-4국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 경영자에 이어 세르게이 브린 공동 창업자까지 방문, 구글 측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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