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국민 드라마'의 탄생이다.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국민 드라마'가 될 기세다.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낸 블록버스터급 휴먼 드라마다. 보통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태양의 후예'만은 달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차고 넘치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빠지게 만들었다.
선봉장은 송중기다. 특전사 유시진 대위 역을 맡은 그는 때로는 능글맞게, 때로는 젠틀하게 얼굴을 바꾸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조련하고 있다.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송중기표 농담이나 어록이 화제를 모을 정도다. 여기에 베이비 페이스와는 사뭇 다른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뽐내는 '베이글남'의 면모까지 갖췄다. 그 뿐 아니다. 맨손 격투신을 비롯한 고난이도 액션신을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이전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상남자 매력까지 더했다. 군대에서 섹시미를 배워온 송중기 앞에 여심은 백기를 들었다.
여기에 진구와 김지원이 가세했다. 타고난 신분과 계급 차이로 힘겨운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팬들의 마음도 일렁였다. 갈수록 예뻐지는 김지원의 비주얼 쇼크와 진구 특유의 묵직한 감정 표현이 더해져 주인공 못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하는 커플로 인정받고 있다. '구원 커플 분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밖에 송중기와 진구의 브로맨스, 송중기 송혜교의 커플 연기, 김은숙 김원석 작가의 막장 요소 없이 스피디하고 쫀쫀한 대본, '다나까' 화법 등이 고루 호평받으며 시청자들을 '태양의 늪'으로 인도하고 있다.
이런 탓에 시청률은 기염할 정도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24일 14.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뒤 2회 15.5%, 3회 23.4%, 4회 24.1%로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리고 지난 9일 방송된 5회는 27.4%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다시 경신했다. 특히 수도권 시청률은 무려 31.2%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최고 히트작이었던 SBS '별에서 온 그대'조차 뛰어넘은 성적이다. '별에서 온 그대'의 최고 시청률은 28.1%. 그러나 '태양의 후예'는 단 5회 만에 이를 바짝 추격하며 놀라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거대 공룡'의 출몰에 타사 드라마는 울상을 지었다. SBS '돌아와요 아저씨'와 MBC '한번 더 해피엔딩' 모두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렀고 그마저도 지난주 방송보다 시청률이 하락했다.
적수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니 '태양의 후예'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이어진다. 한 관계자는 "5회 만에 30%를 넘겼다는 건 정말 이례적인 기록이다. 요즘 같이 드라마 시장이 힘든 시점에서는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런 추세라면 40%도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과연 '태양의 후예'가 지난 몇년 간 이어진 지상파 드라마 위기론을 종식 시키고 '국민 드라마'로 우뚝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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