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반상 대결을 하루 앞둔 이세돌 9단이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결과에 대해 조심스런 예측을 하며 당초 자신감 넘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세돌 9단은 8일 BBC 뉴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기계와 대결이 생소하지만 대국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은 기계와 대결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사람과 두는 것과 굉장히 다르다"면서 "사람과 마주 앉아 둘 땐 보통 상대의 숨과 에너지를 느끼고 상대의 리액션에 따라 많은 판단을 하게 되는데 이번 경우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생소한 상황에 대비해서 꾸준히 연습했다"면서 "10년 전 같으면 많이 떨었겠지만 지금은 설레고 대국이 기다려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알파고를 처음 접했을 때 무척 놀라웠다"는 이 9단은 "아무리 발달한 기계라도 사람과 바둑으로 경쟁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도전을 받은 지금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기계가 항상 유용한 도구로 발전하지만 SF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현실이 되니 두렵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누가 이길 것 같나"라는 마지막 질문에 "글쎄요"라고 웃으며 "많은 인터뷰에서 내가 5대0으로 이기겠다고 얘기했지만 구글 측 역시 꽤 승리에 자신감을 보인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 "내가 확실히 이긴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인류 대표' 이세돌 9단과 '과학 대표' 알파고는 오는 9일부터 5차례에 걸쳐 세기의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스포츠조선닷컴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