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잘 만났다.'
1970년생 절친 김도훈 인천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이 2016년 시즌 개막을 뜨겁게 달군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FA컵 우승과 상위스플릿 진출을 눈 앞에서 놓친 아쉬움을 떨치기 위해 겨우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2016년 힘찬 도약을 준비했다.
인천의 개막전 상대는 제주 유나이티드다. 친한 친구 사이인 김 감독과 조 감독은 7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입심대결을 펼쳤다.
김 감독이 "5초 이내 공-수전환하는 압박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하자 조 감독은 "그게 어디 혼자 생각으로 되나. '5'초에서 '0'이 하나 빠진 것 같다"고 응수했다.
그런가 하면 조 감독이 "인천과 전남을 제주 하위팀으로 두고 싶다"고 하자 김 감독은 "제주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말했다. 그럼 제주만 (우리 밑으로)내리면 인천도 ACL 진출이 가능하지 않겠나"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두 감독의 개막 이전 신경전에 제주와 인천의 개막전 열기는 일찌감치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인천은 지난해 제주와 네 차례 맞붙어 3승1무의 호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막판 스플릿 경쟁에서는 제주에 밀렸다. 인천은 작년 제주전 무패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면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과 제주의 첫 맞대결은 리그 10라운드 인천의 홈에서 이뤄졌다. 이날 경기는 치열한 접전 P에 인천이 후반 22분 터진 김동석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이전 10년 동안 제주에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하는 징크스에 시달리던 인천은 마침내 징크스 탈출에 성공하며 쾌속 질주를 이어왔다.
상대 전적에서는 인천이 웃었지만 결과적으로 정규리그 마지막 33라운드에서 웃은 팀은 제주였다. 당시 인천은 성남FC에 0대1로 석패하며 상위스플릿 막차 티켓(6위)을 제주에게 내주고 눈물을 흘렸다.
때문에 인천은 오랜 시간 복수의 칼을 갈았다. 운명의 장난처럼 새 시즌 개막전부터 제주와 마주하게 됐다.
김도훈 감독은 "작년에 조성환 감독에게 상위스플릿 진출 기념 소주를 얻어먹지 못했지만 올해 개막전에서 승리하면 나는 반드시 술을 사겠다"고 필승의지를 대신했다.
부주장 김도혁은 "우리 선수들 모두가 지난해 아픔을 줬던 제주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면서 "300만 인천 시민의 자존심을 걸고 맞서 싸워 꼭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과 제주의 2016시즌 개막전 맞대결은 오는 13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