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긴장이 된다. 5대 0은 아닐 것 같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역사적인 대국을 앞둔 '인간 대표' 이세돌 9단이 신중한 소감을 내비쳤다.
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기자간담회에서 이 9단은 "컴퓨터가 인간의 직관을 따라오기는 무리라고 생각했었지만, 최근 알파고에 대해 알게 되면서 직관도 어느 정도 따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이 성사된 이후 줄곧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기는 아직 무리다. 3대 2가 아니라, 한 판을 내주느냐 아니냐가 관건"이라며 완승을 자신해왔다. 하지만 첫 대국을 하루 앞둔 이날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이 9단은 "지금껏 숱한 대국을 해왔지만 이런 생소한 느낌은 처음"이라며 "오히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 "상대방의 기운과 기세를 읽는 게 중요한데 그런 것을 읽을 수 없다. 혼자 두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며 "가상훈련을 통해서 극복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9일부터 총 다섯 차례 대결을 벌인다. 우승상금은 100만 달러(환율 고정 11억원)이며 알파고가 승리하면 상금을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ㆍ기술ㆍ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한편 이 9단은 우승 상금 외에 다섯 판의 대국료 15만 달러(1억 6500만원)와 판당 승리 수당 2만 달러가 별도로 책정돼 있어 5승을 거뒀을 경우 10만 달러(1억 1000만원)의 승리 수당을 더 챙길 수 있다. 만일 이 9단이 5전 전승을 거두면 최대 13억 75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게 된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의 다섯 차례 대국은 3월 9일 오후 1시 1국을 시작으로 10일, 12일, 13일, 15일 모두 포시즌스호텔 서울 6층 특별대국실에서 오후 1시 열린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씩이며 중국룰을 채택해 덤은 7집반이다. 모든 대국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되며, 바둑TV와 사이버오로에서도 생중계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