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을 연습처럼.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말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내야수 김민성의 올시즌 목표가 바로 이 말을 실천하는 것이다.
김민성은 "올시즌 목표는 내가 준비한 잘치는 방법을 시즌 내내 결과에 상관없이 그대로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좀 어려운 말이었다. 그러나 김민성은 "연습 타격 때는 자기가 치고 싶은대로 잘 맞는다. 이유는 공이 치기 쉽고 결과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라면서 "연습 때 자신이 준비한 것을 다 하면서 정작 실전에서는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결과라는게 있다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힘이 들어가고 반응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해왔던 자신의 타격 방법을 그대로 실전에도 투영하기 위해 강한 멘탈을 강조한 것이다. 김민성은 "지금껏 야구를 해오면서 잘되는 선수와 잘 안되는 선수를 볼 때 잘되는 선수는 연습 때, 캠프 때 했던 것이 그대로 실전으로 넘어오는데 잘 안되는 선수들은 연습 때는 잘해놓고 실전에선 그것을 제대로 못하더라"면서 "시즌에 들어가면 선수들은 생각이 많아진다. 몇 경기만 못쳐도 타격폼을 수정하거나 한다. 당장 상대 투수와 싸워야 하는데 자신과 싸우고 있다. 올해는 내가 준비해왔던 타격 방법을 결과에 상관없이 끝까지 고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넥센 염경엽 감독이 한 말과 일맥상통한다. 염 감독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선수들에게 연습 때 했던 것을 실전에서도 그대로 하라고 질책을 한 적이 있었다. 결과를 보여주려고 하니 연습때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예전의 나쁜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 김민성은 "감독님 말씀을 듣고 내가 하고 있는게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확신을 가졌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 좋지 않은 성적이 나왔을 때도 그 방법을 유지하느냐가 핵심. 김민성은 "분면 시즌에 들어가면 많은 변수가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초반에 잘 못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144경기의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확신을 가지고 캠프 때 준비한 것을 그대로 하려고 노력하겠다"라며 마음을 잡았다.
목표는 전경기 출전. 지난해 처음으로 타율 3할(0.303)에 최다홈런(16개)를 기록했지만 118경기라는 적은 경기수가 아쉬웠다고. 올해는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 스스로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몸관리에 더 신경쓴다. 지난시즌 막판 무릎이 좋지 않았던 김민성은 올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까지 무릎 통증을 잡느라 신경을 썼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일찍 준비하고 있다고. "예전엔 팀 전체 웜업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몸이 조금씩 힘든 것을 느낀다. 그래서 훈련 전에 먼저 혼자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풀어 놓고 팀 훈련을 한다"라고 했다.
고척 스카이돔을 사용하는 것엔 별로 게의치 않는 모습. 어느 구장이든 빨리 적응하면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목동보다 자신의 타격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구장이 작으면 장타를 의식할 수 있다. 고척돔에서 아직 경기를 하진 않았지만 구장 규격이 목동보다 크고 펜스도 높다. 결과를 신경쓰지 않고 내 타격을 하는데 고척돔이 목동보다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김민성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16타수 7안타(타율 0.438), 2홈런, 3타점의 좋은 성적을 냈다. 올시즌 넥센의 5번타자를 맡을 김민성이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지키며 기대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