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는 오늘 볼이 좀 더 잘 보였던 것 같다."
박병호가 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전날 첫 시범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하루 만에 공격적인 배팅으로 벤치 기대에 부응했다.
기다리던 첫 안타는 첫 타석에서 나왔다. 0-0이던 2회말 1사 3루 상대 우완 선발 릭 포셀로의 초구를 밀어쳐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3루 주자 미겔 사노는 여유 있게 홈인. 포셀로는 지난 시즌 보스턴에서 9승15패 평균자책점 4.92를 찍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85승78패 평균자책점 4.39이다. 박병호는 포셀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지만 초구 실투를 놓치지 않고 타점을 올렸다.
나머지 두 타석에서도 박병호의 방망이는 초구부터 움직였다. 1-3으로 뒤진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상대 구원 우완 투수 히스 헴브리의 초구를 잡아당겼으나 유격수 정면으로 타구가 굴러갔다. 3-3 동점이 된 6회말 무사 2루에서도 좌완 투수 윌리엄스 제레스의 초구를 밀어쳤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박병호는 예정된 세 타석만 소화하고 이날 경기를 마쳤다.
그는 경기 후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타격을 해보고 싶었다. 1회에는 주자도 3루에 있었고, 투수가 땅볼을 유도할 거로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는데, 실투가 들어와서 안타를 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이어 "(첫 안타는) 큰 의미가 없지만 동료 선수들이 축하를 많이 해줬다. 어제 삼진 3개를 당했을 때보다는 마음 편한 게 확실히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오늘은 그나마 볼이 잘 보였던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빠르다. 그리고 많이 지저분하다"면서 "이제 2경기 치렀을 뿐이다. 앞으로 시범경기는 스무 경기 이상 남았고, 중요한 개막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때까지 지금보다 좀 더 빠른 투수, 좋은 변화구 투수를 만날 것이다. 그렇게 경험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