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지난 2002년 이래 대한민국 입국을 거부당해온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40)이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 1부에서는 유승준의 재외동포 입국비자 발급 관련 행정소송 첫 재판이 열린다. 당초 이 재판은 지난 1월 2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유승준 측이 이 재판의 연기를 요청해 약 한달만인 이날 열리게 됐다.
유승준은 지난 2015년 5월 인터넷방송을 통해 사과의 뜻을 표하며 가족들과 함께 입국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국내 여론은 전반적으로 싸늘했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자인 유승준은 지난해 9월 LA총영상관에 재외동포용 비자인 'F-4' 비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영사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유승준 측은 지난해 10월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급기야 비자발급 거부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유승준 측은 자신은 재외동포인 만큼 한국에 체류할 수 있으며, 지난 2002년의 미국 시민권 취득은 병역 기피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 이유 등의 사유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 제 5조 2항은 병역기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 국내 체류를 금하고 있으나, 38세를 넘으면 예외로 취급한다. 유승준은 이미 38세를 넘긴 만큼 해당 조항을 근거로 비자발급 거부의 부당성을 주장중이다.
유승준은 지난 2001년 8월 병역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지만,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에 법무부와 병무청은 유씨의 병역기피를 문제삼아 출입국관리법 11조 3항 '대한민국의 공공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를 근거로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해왔다.
약 14년이 흐른 2016년에도 유승준의 입국 여부에 대한 해당 부처들의 입장은 동일하다. 유승준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간 법조계 일각에서는 "유승준의 귀국은 국민 감정에 가로막혀있을 뿐, 법정다툼까지 갈 경우 유승준이 승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종종 제기된 바 있다. 불혹의 나이에 마침내 '소송' 카드를 꺼내든 유승준이 대한민국 입국이라는 숙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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