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광고에 삽입돼 화제가 됐던 이 문구는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소망일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도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인기 절정의 연예인이라면 더욱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걸스데이의 혜리와 EXID의 하니는 소속사 측의 통 큰 결정에 힘입어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기고 있어 화제다. 지난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두 사람인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찾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휴식 최우선"을 실천 중이다.
EXID 하니의 경우 한달여간 휴식기를 선언했다. 하니의 소속사인 바나나컬쳐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2014년 말 '위아래' 열풍 이후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며 쉼 없이 달려온 하니의 건강을 위해 잠시 휴식기를 갖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하니는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백종원의 3대 천왕'에 고정으로 출연 중인 것을 비롯해 여러 예능프로그램의 핵심 게스트이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길 희망하는 연예인들이 줄을 지어 서 있는 상황에서, 과감히 임시 하차를 선언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바나나컬쳐의 유재웅 대표는 "큰 고민은 없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 대표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만남에서 "하니에게 휴식은 반드시 필요했다. 이미 음반 활동은 물론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데뷔 첫 콘서트 등 쉴 틈 없이 스케줄을 소화하며 체력적으로 많이 소진된 상태였다"며 "휴식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당장의 이익보다는 더 건강한 모습으로 대중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니는 휴식기 동안 평소 앓고 있던 장염을 치료하는 등 심신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걸스데이 혜리 역시 소속사 측의 배려가 깊었다. 지난 연말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촬영으로 인해 걸스데이가 사실상 활동을 하지 못한 만큼 소속사인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걸스데이의 컴백을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소속사 측은 혜리에게 휴식을 우선 보장하기로 했다.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걸스데이의 컴백은 상반기 중에는 계획이 없다. 지금 상황이라면 빨라야 7~8월 정도가 되어야 새 앨범을 낼 수 있을 전망"이라며 "혜리가 충분한 휴식을 통해 걸스데이 멤버로서 컨디션을 완벽히 회복한 이후 활동을 하는 것이 팀이나 개인에게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혜리의 연기가 한창 물이 오른 만큼 좋은 드라마나 영화가 들어오면 휴식기라 해도 출연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4월 방송 예정인 드라마 '딴따라'의 여주인공역은 현재 검토 중인 작품 중 하나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딴따라' 출연은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 신중하게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출연 가능성 조차 언급하는게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니나 혜리 모두 휴식기를 보장받았지만 팬들과의 만남은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하니는 3일 정오에 팀 동료인 솔지와 함께 듀엣곡 '온리 원(ONLY ONE)'을 발표하고 휴식기를 아쉬워할 팬들을 달랬다. '온리 원'은 신사동호랭이와 슬립웰이 작곡하고 EXID 멤버 LE가 작사한 미디엄 템포의 곡으로 솔지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하니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돋보인다.
혜리는 지금의 인기를 만들어준 '응답하라 1988' 시청자들을 위해 5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응답하라 1988 드라마콘서트'에 출연한다. 촬영 내내 정들었던 출연진들과 모처럼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제대로 전할 예정이다.
'물 들어올때 노 저어야 한다'는 정서가 가득한 연예계에서 하니와 혜리의 소속사가 보여준 통 큰 결정이 어떻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지 하반기 그녀들의 활약상을 지켜볼 일이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