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전현직 주요 선수 4명의 해외(마카오) 원정 도박 사건이 불거진게 2015년 10월 중순이었다. 검찰이 수사한 2명(임창용 오승환)은 이미 결과가 나와 사건이 일단락됐다. 임창용(방출 무적)과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법적으로 10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임창용은 삼성으로부터 방출됐고, 오승환은 일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2016시즌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간 윤성환과 안지만(이상 삼성)은 2일까지 어떤 결론도 나지 않았다. 벌써 4개월 이상이 흘렀다. 구단과 두 선수는 매일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만 바라보고 있다. 물론 삼성 구단은 지난달부터 두 선수를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죄인 취급하지 않는다. 현재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른 선수들 보다 그동안 훈련량이 많지 않아 좋은 몸상태는 아니다.
이런 가운데 2016시즌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당장 8일부터 시범경기가 시작된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4월 1일 페넌트레이스 개막에 앞서 모든 걸 점검하는 시간이다. 겨우내 야구에 목말랐던 야구팬들은 야구장과 TV로 관전할 수 있다.
삼성 구단이 다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윤성환과 안지만의 시범경기 투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일 LG와의 연습경기 후 오키나와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두 선수를 시범경기에서 언제쯤 투입할 지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그냥 경기에 바로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뭐라도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류 감독은 그 액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든 두 선수가 국민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류 감독은 매우 난처한 상황이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현재 삼성 전력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들이다. 윤성환은 믿음직한 선발 투수이고, 안지만은 불펜의 핵이다. 윤성환은 안정적으로 10승 이상을 해줄 투수이고, 안지만은 국내 최강 셋업맨이다. 따라서 시범경기를 통해 둘의 경기력을 점검한 후 개막부터 투입하고 싶은 게 사령탑의 마음이다.
그런데 경찰 수사는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사를 받고 있는 선수를 맘대로 마운드에 올릴 수도 없는 처지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지난 10월 중순 이후 실전 등판이 단 한번도 없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고, 오키나와리그에서도 등판하지 않았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4일 삼성 선수단 본진과 함께 귀국하지 않는다. 대신 1주일 정도 오키나와에서 차우찬 등과 컨디션을 더 끌어올린 후 10일 귀국하기로 했다. 오키나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