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졌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캠프 첫 승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두산은 1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 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에서 3대10으로 패했다. 진야곱이 정훈에게 만루 홈런을 맞는 등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캠프 실전 6전 1무5패. 두산은 마지막 연습 경기인 2일 소프트뱅크(2군)전에서도 패하면 1승도 없이 귀국길에 오르게 된다.
선발 이현호가 3이닝 3피안타 2볼넷 4실점했다. 5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폭투가 2개 나왔다. 6회 나온 좌완 진야곱도 1이닝 4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1실점한 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정훈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그나마 우완 투수들이 안정된 피칭을 했다. 최병욱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조승수 1이닝 1볼넷 무실점이다. 올 시즌 불펜에서 큰 역할이 기대되는 조승수는 직구 최고 시속이 142㎞였다. 첫 실전인 점을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은 스피드다.
타선에서는 민병헌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여전한 컨디션을 자랑했다. 2군 대만 캠프에 있다가 지난달 27일 미야자키로 넘어온 국해성이 경기 후반 2타점을 터뜨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부진했다. 정수빈-허경민 등 테이블 세터의 페이스가 살아나지 않는 게 여전한 고민 거리다.
이로써 두산은 미야자키 실전을 무승으로 마칠 위기다. 결과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으나 기분이 썩 좋을 리 없다. 최근에는 김동한, 정진호를 2군 캠프로 보내고 국해성, 류지혁, 이우성을 합류시키는 변화를 줬지만 경기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최근 몇 년 간 두산이 캠프에서 엄청난 승률을 거둔 적은 없다.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과정에 방점을 찍어 시범경기, 정규시즌 때부터 본래 모습을 보였다. 이번 캠프 역시 마찬가지다. 마운드 전력이 70%도 안 됐다. 포스트시즌은 물론 프리미어12까지 소화한 마무리 이현승, 에이스 니퍼트, 필승조 함덕주에다 지난해 수술을 한 김강률까지. 이제 막 실전에 투입되는 단계다. 또 사이드암 오현택은 개막전을 목표로 재활 과정을 밟고 있고 윤명준은 캠프 명단에 아예 없다. 이에 따라 김태형 감독도 내외야에 주전 야수들을 포진시키면서도 투수진은 어린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노경은, 유희관 등을 제외하고 말이다.
1승이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역시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때문이다. 투수 마이클 보우덴, 타자 닉 에반스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이들은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량을 보유했다는 평가와 더불어 약점 또한 분명하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다만 김태형 감독은 "캠프에서 경기만 놓고 이렇다 저렇다 말 할 수는 없다. 지금은 지켜보는 단계"라며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