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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데얀 이유있는 변신, 주연 아닌 조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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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돌아온 데얀(36·서울)의 복귀전은 강렬했다.

그는 23일(한국시각) 태국 뉴아이모바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1차전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데얀은 설명이 없는 현존하는 K리그 최고의 해결사다. K리그 골역사를 송두리째 갈아치운 주인공이다. 그는 2012년 31골을 터트리며 2003년 김도훈(28골)이 세운 시즌 통산 최다골을 9년 만에 경신했다. 2011년(24골)에 이어 2012년, 2013년(19골)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K리그 통산 외국인 선수 최다골,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골도 그의 소유물이다. 2013시즌을 끝으로 중국 슈퍼리에로 진출한 데얀은 대한민국의 향수를 잊지 못해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인 서울로 돌아왔다.

올 시즌 스타트인 부리람전은 '아(아드리아노)-데(데얀)-박(박주영)'의 향연이었다. 데얀의 감회도 특별했다. "다시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ACL 무대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정말 완벽한 경기였다."

6대0 대승의 첫 작품을 데얀이 연출했다. 전반 28분이었다. 센터서클 부근에서 연결한 스루패스가 아드리아노의 발끝에 걸렸다. 아드리아노는 수비수를 한 명 제친 후 오른발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아드리아노가 4골을 몰아친 후 데얀의 발끝에서도 골이 터졌다. 후반 21분 아드리아의 크로스를 팀의 5번째 골로 연결했다.

1골-1도움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의 변신하겠다고 밝혔다. 개인보다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데얀은 "아드리아노와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 아드리아노는 굉장히 빠르고 공간을 찾는 움직임이 탁월하다. 그 덕에 예전보다 경기하는데 훨씬 편해졌다"며 "올 시즌에는 골만 노리진 않겠다. 축구는 팀 운동이기 때문에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다른 선수들이 골 넣는 것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데얀의 5번째 골이 끝이 아니었다. 교체투입된 박주영도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그는 감각적인 힐패스로 이석현의 피날레 골을 도왔다. 박주영이 1도움을 올린 서울은 '아데박'이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기쁨을 누렸다. 데얀은 "서울에는 나 말고도 아드리아노, 박주영, 윤주태 등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무궁무진하다. 기회가 되면 득점왕에 도전하고 싶지만 우선은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하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K리그에선 전북 현대와의 라이벌전이 벌써부터 관심이다. 서울은 전북과 다음달 12일 올 시즌 K리그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전북은 '폭풍 영입', 서울은 '알찬 영입'으로 올 시즌 양대 축을 형성했다. 전북도 ACL 1차전에서 FC도쿄를 2대1로 물리쳤다. 데얀은 "한국에서 좋은 선수들은 모두 전북이 데려간 것 같다. 강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 팀 선수들도 충분히 자질이 있다"며 "내가 선수들 중 나이는 제일 많지만 훈련 때 분위기를 많이 띄우려고 한다. 선수들 정신력도 상당히 강한 상태다. 부리람전 같은 경기력이 꾸준히 나온다면 전북의 3연패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얀은 팀내 최고참이다. 그는 외국인이 아닌 서울의 정신적인 리더로 변신 중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