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최강팀 소프트뱅크 1군도 혼쭐났다.
유희관은 24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 구장에서 열린 2016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게임스 소프트뱅크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한일 우승팀 간의 맞대결에 앞서 "베스트 멤버로 나간다"고 일찌감치 공언했고, 지난해 18승 투수가 선발 중책을 맡았다.
총 35개의 공을 던진 그는 3이닝 2피안타 1실점하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홈런 1방을 맞긴 했지만 군더더기 없는 피칭이었다.
그는 경기 전부터 컨디션이 꽤 좋아보였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 타석에서 섰던 홍성흔은 "좋다 좋아"라고 후배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몸쪽 직구가 같은 곳에 3개 연속 들어오자 새삼 그의 제구력에 감탄한 듯 했다. 유희관은 "3이닝 정도 던질 것이다. 투구수가 몇 개될지는 나도 모르겠다"며 "서로 우승 팀인데 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1회부터 공 끝에 힘이 있었다. 하세가와 유야를 2루수 땅볼, 가와시마 게이조를 유격수 땅볼로 간단하게 처리했다. 3번 나카무라 아키라에게는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초구를 던지기 전 곧장 투구판에서 왼발을 빼 1루로 견제하며 아웃시켰다.
2회 선두 타자는 일본이 자랑하는 왼손 거포 야나기타 유키였다. 배팅 훈련 때 엄청난 비거리를 보이는 괴물. 허나 유희관의 공을 제대로 때리지 못했다. 초구 직구는 그대로 지켜보며 스트라이크, 2구 커브에 방망이를 돌렸지만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유희관은 5번 요시무라 유기마저 싱커를 던져 유격수 땅볼로 요리했다. 후속 헤가와 토모아키는 직구를 몸쪽으로 잘 붙였지만 타구가 바람을 타면서 좌월 홈런. 하지만 후속 타자를 3루 땅볼로 처리했다. 3회도 깔끔하게 막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유희관은 지난해에도 소프트뱅크 2군을 상대로 3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 직구 최고 스피드는 평소와 다름 없는 132㎞ 정도. 그러자 일본 야구의 거장이 놀랐다. 오 사다하루(왕정치) 회장은 유희관이 9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고작 32개의 공을 던지자 "직구와 싱커를 던질 때 투구폼 변화가 거의 없다. 타자 입장에서는 매우 곤란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미야자키(일본)=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