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액션 실화 '13시간'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13시간'은 실제 리비아 테러 사건에 참전했던 민간 특수 용병들과 현직에 종사하는 해군, 육군 특수부대 대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제목 '13시간'의 의미
'13시간'은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국 영사관을 습격한 무장 괴한들로부터 사람들을 구한 6명의 민간 특수 용병들의 숨막히는 13시간의 구출작전을 그린 실화이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테러 발생 당시 펼쳐진 13시간의 숨막히는 구출작전을 그리고 있다. 2012년 9월 11일 오후 8시께,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에 침입한 무장 괴한들은 영사관에 이어 CIA 비밀기지까지 찾아내 공격하고, 기지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고립돼 있었다. 위급한 순간, CIA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던 6명의 민간 특수 용병들은 무장 괴한들을 상대로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총격전까지 불사했으며, 영화 속에는 13시간 동안의 숨막히는 구출 과정이 리얼하게 담겨 있다.
▶2012년, 리비아 벵가지 테러 사건의 발단은 이슬람 조롱 영화 때문?
리비아 벵가지 테러는 독재자 카다피가 축출된 후 이슬람 무장 괴한들이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에 테러를 감행한 사건이다. 당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미 대사를 비롯한 4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는데, 일각에서는 벵가지 테러 사건의 발단을 미국에서 이슬람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영화 'Innocence of Muslims'가 제작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 출신 미국인 샘 바실이 만든 이 영화는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를 주정뱅이에 아동성애자로 묘사해 이슬람 문화권의 커다란 분노를 일으켰다. 이 때문에 아랍 각국에서 반미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났고, 벵가지에서 이슬람 무장단체가 미국 영사관에 보복성 테러를 감행했다는 것이다.
▶미첼 주코프의 원작 논픽션 '13시간: 벵가지에서 실제로 벌어진 감춰진 이야기'
벵가지 테러 사건은 2014년, 미첼 주코프 작가의 논픽션으로 출간됐다. 보스턴 글로브의 취재기자 출신으로, 보스턴 대학의 교수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미첼 주코프는 출간 후 저서를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시키며 벵가지 테러 사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원작의 내용에 감명을 받아 이 사건을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13시간'은 참전 용병들의 모습을 단지 보여주는 것이 아닌, 내면에 담겨있는 감정적인 이야기까지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리얼리티를 위해 영화에 참여한 실존 인물들과 현직 특공대 대원들
영화에는 벵가지 테러 사건의 실존 인물 6명 중, 미국 특수부대 출신인 마크 오즈 자이스트, 존 티그 타이젠, 크리스 탄토 파론토 등 3명이 영화의 기술 자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당시 사건의 재구성과 현장 복원을 비롯해 배우들의 내면적인 감정까지 세세하게 조언하며 도움을 줬다. 크리스 탄토 파론토는 "영화 '13시간'은 아직도 세상에 자신들의 삶을 기꺼이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영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긴박한 테러 현장을 재현하는 만큼 사실적인 전투 장면을 위해 현직에 종사하는 실제 특공대 용병들이 엑스트라로 참여했다. 이는 '더 록', '진주만' 등 다양한 군인 영화를 연출하며 특수부대, 특공대, CIA 등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마이클 베이의 노력 덕에 가능할 수 있었다.
▶인공 위성 사진을 이용한 세트 구현
'13시간' 제작진은 당시 리비아 벵가지 소재의 미 영사관과 CIA 비밀기지를 구현해내야 했는데, 테러로 인해 건물들이 폭발되어 설계할 수 있는 자료들이 부족했다. 이에 제작진은 당시의 구조를 가장 사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공 위성 사진을 생각해냈고, 위성 데이터를 입수해 건물의 구조와 위치는 물론 당시 실존 인물들의 위치까지 확인하여 구현할 수 있었다.
▶북미 개봉일 연기를 둘러싼 음모론
미국의 대표적인 언론사인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은 이 영화의 개봉이 연기될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의 북미 개봉일인 2016년 1월 15일은 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되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기 2주 전이어서,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한 힐러리의 참모진들이 영화의 개봉을 연기하려 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테러 사건이 벌어질 당시 국무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힐러리는 이메일을 통해 사건의 내용을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대처가 미숙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힐러리 책임론'이 가열되어 11시간 동안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가 진행된 바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