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0)의 조련에 현대캐피탈이 춤을 추고 있다.
최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NH농합 V리그 남자부 6라운드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격파했다. 현대캐피탈은 25승8패로 승점 72점을 기록, 2위 OK저축은행(21승11패·승점 66)과의 격차를 벌렸다. 연승기록도 15경기로 늘렸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연승 타이를 이뤘다.
하지만 승리수가 늘어나는 만큼 부담도 크다. 현대캐피탈을 바라보는 기대치가 높아졌다. 최 감독이 자신만의 '부담감 관리법'을 공개했다. 최 감독은 "비결이라 할 만한 것은 없다. 특별한 이야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려 한다"며 "선수들에게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미련, 걱정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다. 최 감독은 "현재가 쌓여 미래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현재에 충실하면 미래의 결과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한다"면서도 "하지만 과거를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잘못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하려는 노력 또한 현재에 수행돼야 한다. 다만 과도하게 미련을 가지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의 지도가 효과를 보고있다. 주포 문성민의 공격 형태가 다양해졌다. 문성민은 호쾌한 강타가 트레이드 마크다. 하지만 최근 연타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 감독은 "문성민에게 따로 연타 비중을 늘리라고 한 적은 없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생각을 가져가라고 했다"면서 "(문성민은)뛰어난 선수다. 에이스라는 부담이 있었을텐데 부담을 내려 놓고 노련함이 쌓였기 때문에 한 단계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최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줘서 고맙다"며 "성적이 잘 나오고 경기력이 좋아 기분은 좋지만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잘 되다가도 흔들리는 것이 배구"라며 "욕심을 내려두고 즐기려고 마음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부담은 감독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 또한 계속 잘 해야 된다는 중압감에 리듬이 깨질 위험이 있다. 최 감독은 "선수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연승이 깨져선 안 된다는 동기가 있지만 반대로 승패에 과하게 얽매이게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과 숙명의 대결을 벌인다. 정규리그 우승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 감독은 "중요한 경기다. OK저축은행은 패기가 넘치는 팀이다. 선수 개인별 실력도 뛰어나고 팀적으로도 잘 뭉쳐있다고 생각한다"며 "잘 준비해서 최선을 경기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