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복용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은퇴한 배리 본즈가 9년만에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21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배리 본즈 타격 코치에 대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이애미의 흰색 홈 유니폼 상의를 입고 인터뷰석에 앉은 본즈 코치는 "스프링캠프 필드와 배팅케이지로 돌아온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코치들과 공동 운명체가 된 사실이 무척이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07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본즈는 이후 금지약물 복용과 관련, 연방 대법원의 재판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 2014년 스프링캠프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타격 인스트럭터로 잠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이번에 마이애미와 정식 코치 계약을 하면서 '지도자 배리 본즈'로 현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본즈는 명예의 전당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신은 내가 명예의 전당 회원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내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내가 (기자단 투표에)관여할 필요는 없다. 결정하는 사람들에게 맡길 뿐이며, 그게 나의 공동체에 대한 생각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본즈는 "공동체라는 나의 개념에 비춰보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선수 가운데 내가 명예의 전당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고, 내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나에게 말한 코치도 한 명도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본즈는 올초 발표된 명예의 전당 기자단 투표서 44.3%를 얻어 또다시 헌액에 실패했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려면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단 투표에서 75% 이상의 득표를 해야 한다. 그러나 본즈는 최근 4년간 이뤄진 투표서 이번에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헌액 가능성을 이어갔다.
한편, 마이애미 구단은 이날 팬페스트에 맞춰 본즈 코치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춥고 구름이 잔뜩 낀 날씨 탓에 행사에 참가한 팬들은 많지 않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