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남궁민이 신개념 악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남궁민의 원맨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주인공은 남궁민이었다.
지난해 12월 9일을 시작으로 19일까지 수, 목요일 밤 시청자를 찾은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 윤현호 극본, 이창민 연출)이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013년 1월 끝난 MBC 드라마 '보고싶다' 이후 2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로 컴백한 유승호와 KBS2 드라마 '힐러' 이후 1년 만에 복귀한 박민영이 각각 남여주인공을 맡고 박성웅, 남궁민, 정혜성이 이들을 둘러싼 사건을 만들어 낼 것으로 예고했다.
특히 '리멤버'는 유승호가 과잉 기억 증후군을 앓고 있는 천재 변호사로 설정돼 그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케 했지만 정작 뚜껑을 연 '리멤버'의 보석은 바로 분노장애 지질이 남규만을 연기한 남궁민이었다.
남규만은 남일호(한진희) 회장의 망나니 아들이자 일호그룹 후계자로 온갖 스캔들과 사건, 사고를 일삼는 '방탕의 아이콘'이다. 자신보다 존귀한 사람은 없다고 여기는, 전형적인 천상천하유아독존인 남규만은 모두가 혀를 내두를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아랫사람을 막 대하는 것은 기본, 혹여 자신을 귀찮게 하는 일이 발생할 때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처리하는 폭주기관차다.
서진우와 악연이 시작된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부터 뒤를 쫓는 서진우를 방해하는 것까지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광기와 폭력성을 드러내 시청자를 얼어붙게 만든 남궁민은 '리멤버'를 빛낸 역대급 악역이다.
서진우가 무죄를 입증하고 풀려나온 순간 초보운전자를 향해 화풀이하는 장면, 심복인 안수범(이시언)을 죽도로 죽도록 패는 장면 등 매회 섬뜩한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만인의 '분노유발자'로 명성을 떨친 남궁민. 리얼한 연기를 펼치며 각종 소품을 박살 낸 남궁민 때문에 제작진의 한숨 소리가 깊어졌다는 후문도 유명하다.
'3대 악역'이라 불리는 신애리(김서형), 연민정(이유리), 강만후(손창민)도 두 손 두 발을 들 '절대악' 남궁민은 방송 내내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리멤버'를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주인공을 뛰어넘은 명품 악역의 반전을 제대로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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