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를 이를 신성장동력으로 '신(新)에너지' 사업을 택했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를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어떤 사업을 꼽을지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이번 SK그룹의 '에너지 신사업 추진단' 발족으로 청사진이 드러난 것이다.
신에너지 산업이 국가적 문제이면서도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140개국 정상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여 머리를 맞댈 만큼 지구 온난화는 지구촌에 던져진 숙제다.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데 각 국 정부가 총력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11월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과 높은 제조업 비중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제출했다"고 밝힐 만큼 적극적인 동참을 약속했다.
문제는 기업들의 자구 노력과 동참이 없이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온실가스의 80% 이상이 건물, 공장, 자동차 등에서 나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동참은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신에너지 분야를 선정하고 그룹 및 각 관계사의 모든 역량을 집결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예컨대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 분야만 하더라도 전세계적인 규모가 엄청나다.
에너지 분야 시장조사 전문기관 네비겐트 리서치에 따르면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 시장은 올해 24억달러(2조7000여억원)에서 2024년에는 108억달러(12조5000여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SK그룹으로서는 또 다른 거대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SK그룹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등에 맞춰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 수년전부터 여러 형태의 친환경 사업들을 발굴해 왔다. 하지만 각 계열사들이 진행해오던 이들 친환경 사업을 그룹 차원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특히 SK그룹이 지원하는 친환경에너지 타운은 바이오가스, 태양력, 풍력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농촌, 어촌, 산촌 등 지역적 특성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세계 140국 정상들이 파리에 모여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댈 만큼 환경문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총력을 기울여야할 과제"라며 "SK그룹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친환경 기술들을 활용, 지구온난화에 대비하면서 농가소득까지 올릴 수 있는 친환경 사업들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