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후반이 문제였다.
한국은 30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결승전에서 2대3 역전패를 당했다. 목표로 한 리우행 티켓을 따냈지만 한-일전 패배로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후반 21분까지 완벽한 경기를 펼쳤지만 체력저하와 방심으로 대역전을 허용했다.
신태용 감독은 한-일전 카드로 4-2-3-1을 꺼냈다. 3~4가지의 전술을 두고 고민하던 신 감독은 안정을 택했다. 파격도 있었다. 최전방에 김 현(제주) 대신 진성욱(인천)을 택했다. 황희찬이 잘츠부르크로 돌아가며 약해진 최전방 문제를 해결한 깜짝 카드였다. 류승우(레버쿠젠)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이 공격 2선에 위치하고 박용우(서울) 이창민(제주)이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다. 포백라인에 심상민(서울) 송주훈(미토 홀리호크) 연제민(수원) 이슬찬(전남)이 포진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성남)이 꼈다.
전반은 한국이 주도했다. 한국의 개인기가 일본을 압도했다. 좁은 공간을 벗기고 나오자 일본은 당황한 기세가 역력했다. 6분 류승우와 11분 권창훈이 연속해서 일본의 골망을 열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무산됐다. 하지만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기세가 오를대로 올랐다. 19분 기어코 선제골을 넣었다. 심상민이 왼쪽에서 올려준 볼을 진성욱이 헤딩으로 연결하자 권창훈이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볼은 이와나미의 발에 맞고 굴절되며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한국은 계속해서 일본을 밀어붙였다. 35분에는 진성욱의 슈팅이 빗나간 것이 아쉬웠다. 일본은 측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한국은 일본의 패턴에 준비를 잘한 모습이었다. 적절한 협력 플레이로 잘 막아냈다.
전반 오버페이스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후반 2분 진성욱의 멋진 터닝슈팅으로 추가골에 성공하며 기우를 날리는 듯 했다. 이 후에도 류승우 문창진의 활발한 2선침투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한골만 더 넣으면 완전히 일본이 무너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일본이 역습 두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2분과 23분 1분 사이에 연속골을 허용했다. 한국 수비는 얼이 빠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벤치의 대응이 미흡했다. 변화의 타이밍이 늦었다. 공격보다는 황기욱 카드로 중원을 보강하던지, 수비수를 일찍 투입하던지 했어야 했다. 결국 안일한 대응은 역전골로 이어졌다. 후반 35분 아사노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변화를 모색했지만 선수들은 지칠때로 지쳤다. 요르단과의 8강전이 생각났다. 이전 61분이 너무 완벽했기에 29분간 보여준 미흡한 대응이 더욱 아쉬운 경기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