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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리오-로저스, 도미니칸 배터리 완성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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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에스밀 로저스-포수 윌린 로사리오.

메이저리그에서 등장했던 조합이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콜로라도 로키스 아카데미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던 로사리오와 로저스는 결국 메이저리거로 성장해 콜로라도 로키스 유니폼을 입고 같은 경기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총 17경기에서 26⅓이닝을 함께 버텼다. 때문에 이 조합이 올해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 등장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미 알려진대로, 그리고 직접 확인한 바 로저스와 로사리오의 사이는 각별했다. 격의없이 농담을 던지고, 수시로 툭툭 몸을 부딪히며 장난을 주고받는 사이다. 같은 고향(도미니카 공화국) 출신답게 이들은 둘만 있을 때는 쉴 새 없이 스페인어로 수다를 떨었다. 로저스도 오랜만에 모국어로 편하게 말을 주고받는 것에 대해 즐거워하고 있었다. 물론 로사리오 역시 낯선 팀에 왔지만, 친숙한 로저스가 있기 때문에 한결 편하게 적응하고 있다.

지난 29일밤 로사리오가 한화 이글스의 고치 스프링캠프 숙소에 나타나자 로저스는 로비에서 도착 한참 전부터 기다리면서 각별한 정을 드러냈다. 마침내 로사리오가 도착하자 격하게 포옹하고 반기며 우정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로사리오가 짐을 풀기 무섭게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꼬치구이를 양껏 대접했다. 로사리오는 "순식간에 꼬치를 25개나 먹었다"며 절친의 대접에 감격했다.

훈훈한 신고식을 마친 로사리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시작했다. 첫날에는 오전에 휴식을 취하고 가볍게 몸을 푸는 수준이었지만, 강도는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성근 감독은 로사리오에게 팀의 중심 타선 역할을 기대한다.

그런데 애매한 것이 있다. 바로 로사리오의 수비 포지션이다. 로사리오는 콜로라도 로키스에 지명될 때는 3루수였다. 그러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입단 후 포수로 전향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경력의 대부분을 포수로 보냈다.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동안 총 388경기를 치렀는데, 이 중 323경기에서 포수를 맡았다. 전체 출전 경기수의 83%에 해당한다.

하지만 한화에서의 로사리오는 일단 포수는 아니다. 기존의 조인성에 백업 허도환과 차일목 등이 있기 때문에 포수 기회는 많지 않을 듯 하다. 대신 한화의 취약 포지션인 3루를 주로 맡으면서 간혹 교체 1루수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어느 한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은 채 팀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위치를 변경해 출전할 듯 하다.

그러나 포수 기용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메이저리그 커리어의 상당부분을 포수로 보냈고, 김성근 감독 또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수를 쓰는 스타일이기 때문. 그런데 만약 로사리오가 포수 마스크를 쓰게 된다면 낯선 국내 투수보다는 친숙한 로저스와 조합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조합이다. 즉 로사리오가 로저스의 전담 포수가 되는 것이다. 이 조합이 시즌 초반부터 등장할 지 그 이후가 될 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시즌 중에서 적지 않은 경기에 이 조합이 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과연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의 배터리는 KBO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하게 될까. 로저스-로사리오의 조합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