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릿수 순위에 드는 게 목표다. 우리가 승격할줄 누가 알았나. 이번에도 한번 도전해 보겠다."
장대비가 내리던 28일 제주 서귀포시 서귀포축구공원, 수원FC와 단국대의 연습경기가 한참이었다. 좋지 않은 장면이 나오자 조덕제 수원FC 감독의 목소리가 커졌다. 멋진 플레이가 나오면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K리그 클래식에 걸맞는 수원FC를 만들기 위한 조 감독의 움직임이 분주했다.지난 해 드라마 같은 승격의 기적은 잊은지 오래다. 조 감독은 겨울동안 선수 보강에 열을 올렸다. 주축 선수들이 입대와 이적, 원소속팀 복귀 등으로 새판짜기가 불가피했다. 29명의 선수단 중 새롭게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15명)이 절반을 넘었다. 밑그림을 완성한 수원FC는 11일부터 서귀포로 넘어와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조 감독은 "시작은 나쁘지 않다. 국내 선수들이 생각보다 적응 잘한다. 외국인 선수만 포함되면 2차 거창 훈련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했다.
조 감독은 이름값이 큰 선수들 보다는 수원FC의 색깔에 맞는 선수들 위주로 영입했다. 조 감독은 "클래식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기존 선수들보다 나은 활약을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이 아직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수비쪽에 부상자가 많이 국내 수비수를 한 두명 영입할 계획이다. 외국인선수는 시시를 넘는 특급선수로 보강했다. 스페인 각급 대표팀을 거친 가빌란이다. 조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시시보다 가빌란을 더 높이 평가한다. 시시는 체구가 작아서 클래식에서 통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가빌란은 신체조건이나 커리어, 모든 부분에서 시시보다 낫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조 감독은 공격수 쪽에서도 "일주일 안에 괜찮은 외국인 선수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클래식에 도전하는 수원FC의 무기는 역시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이다. 조 감독은 이를 위해 공격수 위주의 선수영입을 이어갔다. 조 감독은 "작년과 같은 축구를 할 것이다. 물론 클래식이 수준이 높은만큼 기대만큼 못할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해왔던대로 1라운드를 해보고 싶다. 솔직히 어느정도 해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승현 등 클래식 경험이 있는 윙어들과 가빌란 같은 기술있는 외국인선수들이 해준다면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물론 수원FC만의 끈끈한 팀워크를 위한 준비도 빼놓지 않고 있다. 조 감독은 "여러 팀에서 선수들이 모였다. 선수들이 편 가르는게 없어야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이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현재는 다른 팀 보다 수원FC를 정비하는 게 우선이다. 조 감독은 "첫 경기, 홈 개막전을 제외하고는 일정을 보지도 않았다. 일단 우리 팀을 만드는게 먼저"라고 했다. 그래도 신경쓰이는 팀은 있다. 올해부터 치르는 '수원더비'의 상대 수원 삼성이다. 수원 삼성은 영입에 열을 올리는 수원FC와 반대로 유출이 많아 울상이다. 하지만 조 감독은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 수원 삼성은 지난해 2위팀이다. 서정원 감독의 지도력이 뛰어나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수원FC의 시즌 목표를 묻자 잔류를 넘는 대답이 나왔다. "한 자리 순위, 두 자리 승수가 목표다." 조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10승 보다는 11승이 나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 한번 해보자고 했다. 작년에도 클래식에 오를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결과를 보라. 경험이 없지만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은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