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박찬호 박재홍 임선동 등), 82년(추신수 이대호 김태균 등), 88년(김광현 양현종 손아섭 등)을 잇는 다음 황금 세대는 누구일까.
최근 몇년 간 프로야구에선 초특급 신인을 찾기가 힘들었다. 스카우트들이 "수준이 떨어진다", "2차지명에서도 1라운드 이후 선수 중에서 크게 될 재목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푸념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기대를 할만한 선수가 나와야 3∼4명에 불과했다. 전지훈련에 합류해서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신인들도 팀당 2∼3명인 것을 보면 그만큼 기본기와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야구인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스포츠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야구보다는 축구를 하게 되면서 훌륭한 기량을 가진 야구 유망주들이 많이 나오지 않게 됐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프로야구가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야구를 하는 어린이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2006년 제1회 WBC에서 4강의 기적을 만들며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한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인해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공터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던 어린이들이 야구공과 배트를 들고 나와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
대부분 야구를 시작하는 시기가 초등학교 3∼4학년 정도라고 보면 '베이징 키즈'라 일컬을 수 있는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해 프로에 들어올 시기가 이르면 2017년부터다. 이 때부터는 제2의 박찬호나 류현진, 추신수, 이대호 등 한시대를 풍미할 초특급 야구 스타들이 대거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올해 들어온 신인들 중에서도 거물이 나올지 모를 일이다.
두산 베어스의 윤 혁 스카우트 부장은 "현재 고교 1,2학년들 중에 좋은 선수들이 꽤 많다"면서 "특히 베이징올림픽 이후 야구를 시작한 선수들이 많아 최근 고등학교에 20∼30명씩 입학을 한다.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 등 KBO리그를 대표했던 스타들이 해외로 나가게 돼 KBO리그는 스타 기근을 걱정하고 있다. 이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KBO리그의 인기가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KBO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다음 황금세대, '베이징 키즈'의 출현이 꼭 필요한 시점이 됐다. 앞으로 펼쳐질 고교야구를 보면서 차세대 스타를 찾는 것도 재미가 될 것 같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