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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카타르전]신태용 감독,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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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46)이 결국 고지를 정복했다.

한국 축구에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선물했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은 세계 최초의 대기록이다. 신태용호는 27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카타르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강전에서 3대1로 승리했다. 결승행에 성공한 한국은 아시아에 배정된 3장의 올림픽 티켓 가운데 1장을 차지했다.

카타르전의 신 감독의 승리였다. 그는 4-4-2 다이아몬드를 버리고 변칙 3-4-3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막내' 황희찬(20·잘츠부르크)을 발목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시킨 가운데 김 현(23·제주) 류승우(23·레버쿠젠) 권창훈(22·수원)을 스리톱에 세웠다. 좌우 윙백에는 심상민(23·서울)과 이슬찬(23·전남)이 위치한 가운데 중앙 미드필더에는 이창민(22·제주)과 황기욱(20·연세대)이 포진했다. 스리백에는 송주훈(22·미토 홀리호크) 박용우(23·서울) 연제민(23·수원)이 출격했다. 골문은 김동준(22·성남)이 복귀했다. 그는 감기 몸살로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제외됐다.

카타르에 대비한 맞춤형 전술이었다. 열쇠는 박용우였다. 그는 수세시에는 스리백의 중앙, 공격으로 전환한 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했다. 박용우가 전진하면 4-2-3-1 형태였다.

기다리던 골은 후반 3분 터졌다. 류승우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후반 33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1-1, 안갯속이었다. 카타르의 상승세였다. 신 감독은 황희찬을 투입하며 재반전을 노렸고, 후반 43분 권창훈의 한 방으로 다시 승기를 잡았다. 황희찬이 김 현에게, 김 현이 오버래핑하는 이슬찬에게 내줬다. 이슬찬이 크로스한 볼을 권창훈이 슬라이딩하며 마무리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교체투입된 문창진이 쐐기골을 터트렸다. 신 감독의 신들린 용병술이 연출한 작품이었다.

사실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지만 내용이 좋지 않아 말이 많았다. 벤치의 대응 능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 감독은 카타르전에서 변화를 선택했고, 적중했다.

A대표팀 코치였던 신 감독은 지난해 초 이광종 감독이 급성 백혈병으로 도중하차하자 올림픽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실패는 없었다.

신 감독은 감격에 젖었다. 그는 "선수들이 잘 해줬다. 요르단과 8강전을 이기면서 선수들의 정신 무장이 잘 됐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가게 된 것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 올림픽 대표팀을 맡을 때만 해도 모르고 있던 부분인데 카타르로 오면서 알게 됐다"며 "내심 욕심도 났는데 선수들의 활약으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게 돼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그리고 "선수단이 하나가 돼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우린 늘 '다함께', '다함께'를 외쳤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 한국 축구가 한 단계 성숙해 이제는 아시아의 맹주가 됐다"고 자평했다.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신태용호는 30일 결승에서 일본과 만난다. 한-일전이다. 신 감독은 "한-일전은 특수한 경기다. 선수들이 부담을 덜어놓고 편안하게 준비하도록 해서 또 한 번 진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라운드의 여우' 신 감독의 꾀는 녹슬지 않았다. 도하에서 '사막의 여우'로 거듭나며 축구팬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