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5점까지는 기다릴 수 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선수단의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는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의 코멘트다.
김경문 감독은 2016시즌에 선발 투수가 5실점을 해도 계속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모든 경우에 이 발언을 적용시킬 수는 없겠지만 전반적인 선발 투수 운영의 원칙 하나를 공개한 셈이다.
NC는 2016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뽑는 우승 후보 1순위다. 김 감독은 이번 발언은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런데 김 감독의 이런 자신감은 이유가 있다.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NC 타선이 지난해 보다 더 강력해졌다. 선발 투수가 5실점해도 그 이상의 득점을 뽑을 강한 타선을 완성했다.
NC는 지난 연말 FA 시장에서 삼성의 해결사였던 박석민을 96억원을 투자해서 영입했다. 나성범, 테임즈, 박석민 그리고 이호준으로 이어지는 강한 중심 타선을 꾸렸다. 이 4명 모두 한 시즌 100타점 이상이 가능한 A급 클러치히터들이다. 테이블 세터(박민우 김종호)가 상을 차리고 3~6번 타순에서 쓸어담게 된다. 일부에선 '나테박' 트리오의 파괴력을 역대급이라고 평가한다. 이호준은 박석민의 가세로 부담이 줄어 더 홀가분하게 타석에 들어갈 수 있다.
또 토종 선발 투수를 실전을 통해 빠르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NC의 2016시즌 선발 투수 로테이션은 외국인 선수 2명(해커, 스튜어트)에 토종 2명(이재학 이태양) 총 4명은 굳어졌다. 나머지 한 자리엔 우완 정통파 이민호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손민한(은퇴)이 해준 11승(6패)을 대신해야 한다.
김경문 감독은 이민호를 수년째 선발 투수로 키우고 싶어한다. 이민호는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신체조건(키 1m85)도 좋다.
결국 5선발 자리에 이민호 그리고 다른 후보들이 자리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선 계속 실전에서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팀 성적이 뒷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5선발 자리에 여러 명을 돌려가면서 기회를 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 감독은 타선의 도움을 5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선발 투수가 5실점 정도를 하더라도 타선의 힘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NC는 2015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4.26)를 했다. 팀 타율은 4위(0.289). 총 844득점(144경기)으로 경기당 평균 5.9점을 뽑았다. 팀 도루도 1위(204개)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