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메시지겠죠."
상황이 유동적이라면 스케줄 또한 그에 맞춰서 달라지는 게 맞다. 모든 스케줄의 기본 원칙은 '효율의 극대화'이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가 처음으로 예정됐던 스프링캠프 자체 홍백전을 취소했다. 대신 오전 7시20분부터 시작되는 조기 훈련스케줄을 선수단에 전달했다.
현재 일본 고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화는 당초 27일에 고치 시영구장에서 자체 홍백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스프링캠프 13일째. '4일 훈련-1일 휴식'의 턴이 두 차례 지난 시점이다. 이때쯤 선수들의 컨디션 및 기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 지 알아보기 위해 연습게임을 치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한화도 원래 스프링캠프 전체 스케줄표에 이날 제1차 자체 홍백전 일정을 잡아놨었다.
그러나 26일 훈련을 마친 뒤 일정이 다소 변경됐다. 홍백전을 치르지 않고 통상 훈련 스케줄이 주어졌다.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친 뒤 김성근 감독이 결정한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 때문. 하나는 전체적으로 선수단의 몸상태가 아직 경기를 치르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고치 캠프 초반에 날씨가 춥고 눈도 온적이 있어서 훈련량이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래서 애초에 예정된 연습경기 대신 훈련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스케줄을 변경한 것 같다"면서 "어차피 예정된 스케줄은 '가안'일 뿐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훈련 내용이나 시간 등은 바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선수단 구성이 캠프 초반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 원래 한화는 지난 15일 스프링캠프 출발 때 32명으로 조촐하게 선수단을 꾸렸다. 김성근 감독이 "캠프 초반에 훈련량을 많이 소화할 예정인데, 준비가 덜 돼 있으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면서 베테랑 선수 및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기 때문. 이들은 고치 캠프가 아닌 서산 2군 전용훈련장에서 몸을 만들었다.
서산에 남은 선수들의 상태는 매일 김 감독에게 보고됐다. 그 과정에서 준비가 된 선수들은 수시로 고치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 19일에 에스밀 로저스 심수창 장민석 이성열이 1차로 합류한 뒤 21일에는 조인성 이용규 송신영, 25일에는 김태균과 김경언 최진행 배영수 송은범이 속속 고치 캠프에 들어왔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 역시 29일 고치 캠프에 온다.
캠프 시작 후 10일 동안 총 12명의 새 멤버가 합류한 것. 결국 이들이 고치 캠프 환경에 적응하고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해졌다. 실전 경기를 치르기에 무리는 없지만, 그보다는 루틴한 훈련으로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이 때문에 27일 홍백전이 뒤로 미뤄진 것이다. 비록 홍백전은 미뤄졌지만, 여전히 고치 캠프의 분위기는 달아올라 있다. 13일째 풍경이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