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눈길을 많이 끄는 팀으론 넷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였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꿇은 NC, '마리한화 시즌2'를 준비중인 김성근 감독의 한화, 변화 소용돌이속에 놓인 삼성, 그리고 약점인 불펜을 보강한 롯데. 이중에서도 유독 두 팀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한화와 NC, 이른바 '신 라이벌'이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가장 나은 전력을 가진 팀은 NC다. NC를 제외하고 나머지 9개팀은 비슷하다. 어느 팀이나 우승을 할 수 있고, 어느 팀이나 꼴찌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했다. 한화의 올해 목표는 'NC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2013년 1군합류 첫해 7위, 2014년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 지난해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말하지 않아도 올해는 자연스럽게 우승을 떠올린다. 올해는 역대 최고액 FA(4년간 96억원) 박석민까지 합류했다.
두 팀 사령탑은 인연이 있다. 2007년과 2008년 김경문 감독은 두산을 맡아 당시 SK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성근 감독과 한국시리즈에서 벼랑끝 승부를 펼쳤다. 스타일이 다른 두 감독의 격돌은 김성근 감독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으로 '국민감독'에 등극한 김경문 감독이지만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세월이 흘러 올해는 도전자가 바뀐 느낌이다. 2000년대 후반 SK는 왕조를 구축했던 팀이고, 지금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NC를 위로 보는 시각이 짙다.
NC는 올해 전력 누수는 있지만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 11승을 따냈던 손민한이 은퇴, 마운드에 구멍이 생겼지만 최금강 김진성 임창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급조된 지난해보다 안정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즌 중반에 합류했던 스튜어트가 풀타임을 뛰게 되고, 해커와 이재학 이태양 등 두자릿 수 승수가 가능한 선발진이 여럿이다. 타선은 질식수준이다. 박민우 김종호 나성범 테임즈 박석민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김태군 등으로 빈틈없이 메워진다. 중심타선 파워는 10개구단 최고급으로 손색이 없다. 최고 플러스 요인은 선수단에 깃든 자신감과 젊은 선수들의 몸에 쌓인 경험치다.
현재로선 NC가 극강이다. 삼성은 해외원정도박 파문으로 임창용이 나가고 안지만과 윤성환의 미래는 유동적이다. 나바로와 박석민이 빠져 수비와 타선 누수도 무시 못한다.
한화는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전력강화를 단행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정우람을 84억원에 영입했다.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역대최고액 190만달러)와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130만달러)는 현역 메이저리거다. 3년간 FA보강을 통해 즉시전력감을 확충했고,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선수 모으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풍부한 선수 자원을 토대로 목표로 하는 우승을 거머쥐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최근 한화의 광폭 행보를 보며 타구단 관계자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쏟아붓는 자금도 그렇지만 의사결정 과정도 즉각적이고 명쾌하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도 스프링캠프부터 지옥훈련을 진두지휘중이다. 김태균 정우람 등 주전선수들을 일찌감치 일본 고치 전지훈련에서 제외시키며 선수단 다잡기에도 나섰다. 우승문턱에서 좌절한 NC나 역대급 선수보강을 한 한화나 시즌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올해 한화-NC의 맞대결은 그 어느때보다 불꽃이 튈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