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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주장의 세계]스트라이커 주장은 단 한 명도 없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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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이 염기훈(33)을 2016년 캡틴으로 선임했다.

2014년 주장 완장을 찬 그는 최근 선수단의 '캡틴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재선출됐다. 3년 연속 주장을 연임하는 것은 수원의 21년 역사상 염기훈이 최초다.

K리그 3연패를 노리는 전북 현대는 분위기를 바꿨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노장 이동국(37)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새 주장을 임명했다. 전북의 '안방마님' 권순태(32)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K리그가 동계전지훈련으로 뜨겁다. 훈련은 이미 반환점을 돌았다. 다음달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항과 3월 12일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각 팀의 틀도 완성돼 가고 있다. 선수단의 첫 번째 밑그림이 주장 선임이다. 감독이 선수단 전체를 이끌지만, 그라운드의 리더는 주장이다.

현재 FC서울을 제외하고 11개 구단의 캡틴이 확정됐다. 26일 괌 전지훈련을 끝내고 귀국한 서울은 31일 시작되는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서 새 주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은 지난해 차두리(36)가 주장 완장을 찼다. 하지만 차두리의 은퇴로 주장은 공석이다. 지난해 부주장이었던 오스마르(28)가 유력한 주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의 마지막 결정만 남았다.

올해 캡틴 지형도는 미드필더의 전성시대다. 반면 공격수는 단 한 명도 없다. 2016년 K리그 '주장의 세계'를 해부했다.

▶미드필더 주장 과반이 넘었다

미드필더는 그라운드의 살림꾼이다. 공수의 가교인 허리 역할을 수행한다. 공격과 수비의 역할을 병행해야 해 각 포지션의 이해도가 높다.

염기훈을 비롯해 6명의 미드필더 출신이 주장에 선임됐다. 포항의 백전노장 황지수(35), 성남의 브레인 김두현(34), 인천의 중원사령관 김동석(29)이 유임된 가운데 울산의 김태환(27), 전북에서 수원FC로 이적한 이승현(31)이 새롭게 주장 완장을 찼다. 김태환의 경우 측면 미드필더와 수비를 오가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서울의 오스마르까지 선임되면 12개 구단 중 절반이 넘는 7명의 미드필더가 주장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다.

미드필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주장 포지션은 수비다. 오반석(28·제주)과 이종민(33·광주)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주장을 맡았고, 최효진(33·전남)과 이 용(30·상주 상무)이 가세했다. 오반석은 중앙, 그 외 선수는 윙백 자원이다. 수비수는 철저하게 조연 역할을 해야한다. 화려함보다는 궂은 일에 초점이 맞춰진다. 주장의 역할과 궤를 함께한다.

골키퍼는 권순태가 유일하다. 수문장은 최후방에 위치한다. 수비라인을 조율하면서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상태도 파악할 수 있다. 권순태는 군 복무 시절(상주)을 제외하고, 전북의 원클럽 맨으로 활약했다. 2006년 입단한 그는 12년차 K리거다. 주장으로 손색이 없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8명으로 20대보다 많다. 주장은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정신적인 지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감독과의 교감도 필수다. 캡틴으로 고참급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원의 최고참인 염기훈은 "올 한해 쉽지 않은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역할을 잘해서 선수단을 이끌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몸 관리를 잘해서 은퇴하는 그 날까지 수원 삼성의 주장 완장을 차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스트라이커 주장은 없다, 왜

이동국이 주장 완장을 권순태에게 물려주면서 클래식에서 스트라이커 주장은 단 한 명도 없다. 포지션을 떠나 이름값을 우선시하는 해외와는 다르다. 왜일까.

한국의 문화가 K리에도 깔려 있다. 공격수는 화려하고 개성이 강하다. 개인주의 성향도 갖고 있고,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을 추구한다. 반면 주장은 희생이 필수다. 선수들을 통합하는 데 1차적인 벽이 있다.

이 뿐이 아니다. K리그는 공격라인에 외국인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선수들은 물론 감독과의 소통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몸값 등 대우에 따라 늘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또 공격수는 포지션 특성상 최전방에 위치한다. 시선이 상대 골문을 향한다. 전체적인 플레이를 조율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팀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수단이 하나가 돼야 한다. 그 키는 주장이 쥐고 있다. 주장의 역할에 따라 각 팀의 운명도 춤을 출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2016년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 캡틴

=구단=감독=주장=나이=포지션=비고(신임/유임)

=전북=최강희=권순태=32=GK=신임

=수원=서정원=염기훈=33=MF=유임

=포항=최진철=황지수=35=MF=유임

=서울=최용수=미정=-=-=-

=성남=김학범=김두현=34=MF=유임

=제주=조성환=오반석=28=DF=유임

=울산=윤정환=김태환=27=MF=신임

=인천=김도훈=김동석=29=MF=유임

=전남=노상래=최효진=33=DF=신임

=광주=남기일=이종민=33=DF=유임

=상주=조진호=이 용=30=DF=신임

=수원FC=조덕제=이승현=31=MF=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