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에이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연승은 이어가고 연패는 끊어줍니다. 그가 등판하면 상태 타선을 압도하며 긴 이닝을 소화해 불펜을 쉬게 합니다. 타자들은 선취점을 뽑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습니다.
LG에서는 소사가 선발 에이스에 가장 근접했습니다. 160km/h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팀 내 최고는 물론 리그에서도 정상급입니다. 하지만 소사는 2015년 10승 12패로 2% 부족했습니다. 난조를 보이는 날은 경기 초반부터 무너지거나 한계 투구 수에 육박해 갑자기 대량 실점했습니다. 타선이나 불펜 등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측면도 있었습니다. 벤치의 강판 시점도 때로는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사의 2016년은 기대됩니다. 한국 무대에서 5년차를 맞이하는 그가 지난 4년 간 매해 진화하는 면모를 보여 왔기 때문입니다.
2015년 소사는 194.1이닝을 소화했습니다. 리그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자 한국 무대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입니다. 200이닝에 육박하는 이닝을 먹어치워 선발 투수의 최고 미덕인 이닝 소화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완투 2번이었고 그 중 1번은 완봉승이었습니다. 타고난 신체 조건으로 인해 등판 간격이 다소 짧아져도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구력은 향상되었습니다. 그는 177개의 삼진을 솎아내 탈삼진 역시 리그 4위에 올랐습니다. 반면 볼넷은 36개만을 내줬습니다. 그가 32경기에 등판했음을 감안하면 매 경기 1개가 조금 넘는 볼넷만을 허용했다는 의미입니다. 불펜 투수가 아닌 선발 투수로서 충분히 놀라운 기록입니다. 소사가 한국무대에서 뛰었던 4번의 시즌 중 2015년은 가장 많은 탈삼진과 더불어 가장 적은 볼넷 허용을 기록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한 마디로 투구 내용이 좋았습니다.
좌타자와 우타자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70,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64로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0.266의 피안타율에 비해 주자가 있을 때는 0.281, 득점권에서는 0.292로 피안타율이 높아진 점은 보완이 필요합니다.
LG는 아직 외국인 투수 1명의 영입이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타 팀에 비해 늦어지는 만큼 거물급 선수의 영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은 1명의 외국인 투수의 기량과는 무관하게 소사가 선발 에이스의 역할을 맡아주는 그림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소사를 중심으로 우규민, 류제국, 봉중근이 가세하는 선발 로테이션도 타 팀에 비해 뒤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O리그에서 상당한 경험을 쌓으며 진화를 거듭하는 소사의 2016년이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