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시티가 강등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봉장은 역시 '스완지의 만능 키(key)' 기성용(27)이었다.
스완지시티는 19일(한국시각) 웨일스 스완지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왓포드와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3연패에서 탈출한 스완지시티는 5승7무10패(승점 22)를 기록, 17위 뉴캐슬(승점 21)을 끌어내리고 강등권을 탈출했다.
이날 기성용은 핵심이었다. 중원에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활동 반경도 넓었다. 수비 성향이 짙은 잭 코크, 레온 브리튼과 함께 출전해 수비 부담은 적었기 때문. 스완지시티의 공격 시작은 언제나 기성용이었다.
전반 27분 결승골을 도운 장면에서 기성용의 장점이 드러났다. 중원에 있던 기성용은 어느새 오른쪽 측면까지 이동해 있었다. 장기인 택배 크로스를 문전으로 올렸다.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윌리엄스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기성용의 정규리그 1호 도움이자 시즌 2호 도움이었다. 기성용은 지난해 8월26일 요크시티(4부 리그)와의 캐피털원컵 경기에서 후반 19분 매트 그라임스의 추가골을 도왔다.
기성용은 후반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능력도 과시했다.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4-3-3 포메이션에서 윙어의 역할이었다. 어색하지 않았다. 올 시즌 좌측 윙어 제퍼슨 몬테로와 공격형 미드필더 존 조 셸비가 부진한 사이 기성용은 이들의 공백을 잘 메웠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면서 제 몫 이상을 해줬다. 이날도 깔끔한 볼터치와 패스로 상대 측면을 공략했다. 후반 40분에는 다시 중원으로 이동해 제 몫을 다했다. 기성용은 후반 42분 수비수 조르디 아마트와 교체됐다.
기성용의 활약에 강등권에서 탈출한 스완지시티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스완지시티는 왓포드 경기에 앞서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61) 선임을 발표했다. 스완지시티는 지난해 12월 초 게리 몽크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앨런 커티스 감독 대행 체제로 팀을 꾸려나갔다. 그 사이 라이언 긱스, 데니스 베르캄프, 마르셀로 비엘사 등 수많은 인물들이 감독 후보 물망에 올랐다. 최후의 선택은 귀돌린 감독이었다.
귀돌린 감독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1989년 트레비소 수장으로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엠폴리, 라벤나, 아탈란타, 비첸차, 우디네세, 볼로냐, 팔레르모, 제노아, 파르마 등 이탈리아 세리에A 팀을 이끌었다. 2005~2006년에는 프랑스 AS모나코를 지도했다. 귀돌린 감독은 중하위권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 탁월하다. 1997년 당시 세리에B(2부리그) 소속이던 비첸차를 코파 이탈리아 우승으로 이끌었다. 비첸차는 이듬해 UEFA컵위너스컵(유로파리그 전신) 결승까지 진출했다.
왓포드전을 직접 지켜본 귀돌린 감독은 "스완지시티는 좋은 팀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강등권에서 탈출시킬 것"이라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