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은 패션계는 여전히 레트로 열풍이 강세다. 매니쉬한 복고, 포멀한 복고, 페미닌한 복고 등 다양한 분위기로 변주된 레트로 룩이 여전히 트렌드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다만 그간 90년대 문화 코드가 인기를 끈 반면, 2015년부터는 80년대 향수에 패션계가 주목하고 있다. 빈폴이 케이블 채널 tvN'응답하라 1988'에 출연 중인 배우 류준열을 모델로 앞세워 레트로 마케팅을 펼친 것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빈폴은 90년대 대학생들 사이 큰 인기를 누렸던 브랜드이기도 해 여러모로 과거 향수와 맞물린다.
레트로 감성이 반영된 패션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한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와이드 팬츠, 데님 등이 있다. 클래식한 분위기의 체크 패턴도 이에 해당한다. 정윤기 스타일리스트는 "2016년에도 레트로 룩은 유행할 것이다. 클래식한 느낌의 레트로 룩이 특히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으며, 정두영 디자이너 역시 "과거의 향수는 자연스럽게 복고 열풍으로 패션계를 강타할 것이다. 오버사이즈 스타일과 통 넓은 팬츠는 올해도 유행할 듯 하다"고 전망했다.
셀러브리티들의 패션에서도 레트로 무드는 곳곳에서 목격된다. 우선 '응답하라 1988'속 류혜영은 드라마 초반부터 다른 등장인물들과 달리 대학생이라는 캐릭터 설정 탓에 다양한 레트로 룩을 선보였다. 체크패턴의 코트나 와이드 데님 팬츠는 8090 당시에도 입었을 법 한 스타일링이지만 요즘 입어도 전혀 촌스러워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류혜영의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최경원 스타일리스트는 "유행에 민간한 대학생 나이 대인만큼 코트류나 디스코 바지 등 다양하게 매치했지만 너무 그 시대를 반영하려고 하기보다 요즘 세대들도 따라할 수 있는 복고 무드로 연출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드라마 속 의상 뿐 아니라 실제 리얼웨이 속 셀러브리티들도 레트로 룩을 선보인다. 최근에는 한 의류 브랜드 행사장에서 원더걸스 선미가 데님 스커트와 베레모로 소녀적인 레트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반팔 니트 속 도트무늬 셔츠를 레이어드 하고 셔츠를 치마 위로 빼는 방식으로 복고룩을 완성했다.
대표적인 패셔니스타 배우 유아인 역시도 최근 영화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재킷과 통 넓은 슬렉스를 입었다. 빨간색 벨트와 광택감이 느껴지는 뱀피무늬 레드 셔츠가 포인트가 되는 레트로 룩이다.
또한 지난 10월 DDP에서 개최된 2016 S/S 서울패션위크에서도 대다수 디자이너들의 레트로 무드를 적용해 컬렉션을 선보였다. 프리마돈나, KYE, 럭키슈에뜨 등 대다수 브랜드 들이 레트로 무드를 활용한 의상을 발표했다. 특히 이 때에도 유아인은 첫 쇼였던 프리 마돈나 컬렉션에서 복고풍 프리마돈나 의상을 입고 자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렇다면 2016년에도 전혀 촌스러워 보이지 않는 레트로 스타일링을 하기 위한 팁을 들어보자. 톱모델 이영진은 "레트로는 무드다. 모든 아이템을 레트로로 쓰면 안되고 모던한 아이템과 믹스매치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화려한 패턴이나 무늬의 팬츠를 입었다면 상의는 블랙 터틀넥을 매치하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복고풍 아이템에 패턴이 화려한 것이 많으니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면 된다"라고 귀띔했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