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한국을 향한 경계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18일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최종예선에서 일본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 이란,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뿐만 아니라 중국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5개국이 일본에 근접하거나 대등한 실력을 갖춘 팀"이라고 짚었다. 그는 "한국 선수 중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몇 명인지 세어보라. 믿을 수 없는 숫자"라며 "몇몇 팀의 개인기량은 일본을 앞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으나 맥락상 한국 선수들의 개인기량이 일본에 비해 낫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본의 유럽파 숫자는 결코 적지 않다. 혼다 게이스케(AC밀란),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 오카자키 신지(레스터시티), 요시다 마야(사우스햄턴),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등 오랜기간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베테랑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들 중 최근 소속팀 핵심자원으로 분류되는 선수는 없다. 오자자키가 최근 레스터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으나 제이미 바디의 부상에 의한 반사이익이라는 평가다. 숫자는 많지만 팀내에서 확실한 역할을 해줄 만한 해외파가 없다는 것은 팀을 만들어가는 할릴호지치 감독 입장에선 고민되는 부분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전체 유럽파 숫자에선 일본에 뒤쳐지지만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김진수(호펜하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선발 내지 로테이션, 핵심자원 중 하나로 분류된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개인기량 및 경기력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할릴호지치 감독은 J리그를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유럽의 리듬, 적극성, 체격, 투지와는 전혀 다르다. 일본에서는 유럽의 흐름을 잊어버리게 된다"며 "일본은 현대축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를 소집했더니 볼다툼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유럽에선 그런 질문을 하면 웃음거리가 된다"며 "눈에 들어오는 젊은 선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자 일본 축구의 불안요소다. 국제적인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