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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감독 사퇴 딛고 6연패 끊어내며 희망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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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씩 더 뛰자고 했다."

14일 인천도원체육관. 이날 열리는 'KDB생명 2015~2016 여자 프로농구' KDB생명전을 앞두고 있는 신한은행 선수단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몸을 푸는 모습이었다.

신한은행은 직전 경기까지 충격의 6연패를 당했다. 팀 창단 이후 최다 기록이다. 무엇보다 지난 10일 삼성생명전에서 대패를 당한 후 정인교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선수단에게 큰 충격을 준 것은 물론이다. 갑자기 감독대행을 맡게 된 전형수 코치는 "코치진들이나 선수들 모두 마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 코치는 "갑작스럽게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선수들에게 한발씩 더 뛰고 조금씩 더 희생하자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며 "수비면에서 조금 더 악착같이 달려들기를 주문했다. 또 공간 확보와 선수들의 동선이 겹치는 부분을 개선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 외에는 딱히 해법도 없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올스타전 브레이크가 시작돼 열흘 정도 팀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상대팀인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실력이 떨어지는 팀이 아니니 정신적인 무장을 단단히 하고 나오면 더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1쿼터부터 신한은행은 확실히 더 악착같은 모습을 보였다.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부담감에 전반전 필드골 성공률은 31%에 그쳤지만 턴오버는 평소의 절반인 4개에 불과할 정도로 집중력은 높았다. 확실한 도움 수비는 물론 리바운드 싸움에 적극 가담했다. 슛을 성공하든 실패하든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1쿼터를 11-8로 앞선 신한은행은 2쿼터에 들어 커리와 김단비의 연이은 자유투 성공과 곽주영의 연속 2점포를 앞세워 10득점을 더 냈다. 무엇보다 5분 가까이 KDB생명을 무득점으로 묶을 정도로 수비 조직력은 뛰어났다.

전반전을 29-17로 앞선 신한은행은 3쿼터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상대가 전면강압 수비로 나왔지만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골밑을 공략하며 점수차를 유지했고, 4쿼터 중반 김규희의 3점포 2개로 61-44로 점수차를 더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여기서 KDB생명은 구 슬의 3점포 1개를 포함해 연속 9득점으로 쫓아왔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결국 신한은행은 68대59로 승리, 감독의 사퇴까지 몰고갔던 6연패의 굴레를 벗으며 후반기 재기의 희망을 봤다. 김단비와 게이틀링은 각각 18득점과 16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