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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첫 승에도 지워지지 않는 아쉬움, 신태용호 안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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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신태용호가 첫 단추를 뀄다.

서전은 미소였다. 한국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대1로 제압했다.

승점 3점을 챙긴 신태용호는 8강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같은 조의 이라크는 13일 예멘을 2대0으로 꺾었다. 한국과 이라크, C조의 '빅2'가 이변없이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라크가 골득실(+2, 한국 +1)에서 앞서 선두에 먼저 올랐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시아에 배정된 올림픽 티켓(3장)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조별리그 통과는 기본이고, 8강도 넘어야 한다. 4강에 진출해 3위 이내 포진해야 리우올림픽을 누빌 수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첫 승에 지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 전체적인 경기력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공수밸런스 안정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불안한 수비 재정비 절실

공격수는 열번 실수해도, 한번만 잘하면 된다. 반면 수비수는 열번 잘해도, 한번만 실수하면 끝이다. 숙명이다. 한 순간도 집중력이 흐트러져서는 안된다.

수비 불안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우즈벡전 전반 22분 연제민(수원)의 결정적인 실수는 실점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헤딩으로 볼을 걷어낸다는 것이 절묘한 백헤딩 패스가 됐다. 우즈벡 공격수 세르게이프의 발끝에 걸렸고, 그의 앞에는 골키퍼 김동준(성남) 뿐이었다. 김동준의 선방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나와서는 안되는 치명적인 오류였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서울)도 완충 역할을 못했다. 수비 지역에선 모험보다는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 도전적인 수비도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화를 초래할 수 있다. 후반 13분 우즈벡의 만회골은 박용우의 과한 의욕이 도화선이 됐다. 박용우는 위치 선정도 애매했고, 대인마크에서도 허점이 있었다. 좌우측 윙백의 쉴새없는 오버래핑으로 중앙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는 부담이 가중됐다. 그러나 팀 전술을 위해선 이 또한 극복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는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투지가 있었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물론 사소한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좀 더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수비라인의 재정비가 절실하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

모든 종목이 그렇지만 축구도 흐름의 스포츠다. 현장 지도자들은 축구에서 가장 위험한 스코어가 2-0으로 리드하고 있을 때라고 한다. 추격골을 허용하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신태용호는 우즈벡전에서 문창진(포항)의 릴레이포를 앞세워 2-0으로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추격골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다행히 우즈벡이 자멸했다. 후반 25분 잠시드 볼타보예프가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이창민(전남)의 허벅지를 밟아 퇴장당했다. 11대10의 싸움이었다. 수적 우위였다. 하지만 아쉬움은 컸다. 고대하던 추가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화근이었다. 골키퍼가 볼을 잡았을 때 빌드업(공격 전개)의 첫 번째 연결고리는 중앙수비인 송주훈(미토 홀리호크)이었다. 그러나 잦은 패스 미스로 출발부터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중원에서도 상대의 강한 압박에 허둥지둥했다. 패스미스가 남발하며 정교한 플레이로 이어지지 않았다.

공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진 것도 옥에 티였다. 컴팩트한 플레이에 한계가 있었다. 상대 역습시에도 수비 전환에 애를 먹었다. 차선책인 '롱패스'도 둔탁해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다. 공수 조직력은 어수선했다. 신 감독은 화끈한 공격축구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나치게 공격을 강조하다보니 공수 균형감은 떨어졌다. 그라운드에는 완급을 조절해야 할 중원의 구심점도 없었다.

신태용호는 16일 오후 10시30분 C조 최약체인 예멘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20일 오전 1시30분 이라크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단판 승부인 8강과 4강전에는 더 높은 벽이 기다리고 있다. 내일의 환희를 위해선 오늘의 아쉬움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