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열애가 하니에게 '장애물'이 될 순 없었다.
13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서는 EXID의 하니가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털털하고 솔직한 것으로 유명한 하니의 얼굴에는 초반부터 긴장감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날 방송은 1월 1일, 하니가 JYJ 김준수와의 열애를 인정한 후 처음으로 출연하는 토크쇼였기 때문. 더구나 열애를 언급하는 첫 예능 프로그램이 독하디 독한 '라디오스타'였던 것 만큼 하니는 방송 전 청심환을 두 알이나 먹어야 했을 만큼 긴장했다.
수많은 팬을 이끌고 있는 JYJ 준수와의 연애를 직접 언급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이날 하니가 진짜 떨었던 이유는 자신의 연애로 인해서 멤버들과 소속사 식구들이 함께 일군 EXID의 성공과 노력에 금이 갈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EXID는 데뷔 초부터 탄탄대로를 걸어온 그룹이 아니다. 4장의 앨범의 실패 끝에 '위아래'라는 곡으로 차트 역주행 신화를 만든 후 뒤늦게 주목을 받은 그룹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사리 이뤄낸 성과가 자신의 열애로 인해 가려질까봐 걱정되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저 때문에 속상했을 많은 분들께 정말 죄송해요 얘기하고 싶다. 많이 겁나는데 멤버들과 회사 분들과 열심히 일궈놓은 많은 것들이 수포로 돌아갈까 겁나지만, 더 열심히 살겠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는 하니의 말에도 그런 걱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하니의 신중한 태도와 앞서 여러 방송에서 가식 없이 열심히 녹화에 임하는 모습은 오히려 하니를 더 빛나게 했다. 열애설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단어 하나하나까지 신경쓰는 신중함을 보였지만 '웃음'이 필요한 포인트에서는 우리가 아는 유쾌한 하니를 선보였다. 걸그룹으로서는 말하기 힘든 '똥쟁이'라는 별명을 직접 언급하며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기봉이 성대모사를 하는 등 망가지는 개인기도 서슴지 않았다.
다른 패널들의 이야기에 매너있게 경청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황제성, 김숙, 곽시양 등이 에피소드를 들을 때는 쉬지않고 박수를 치거나 환호를 보냈다. 그런 하니의 모습에 '리액션 천사'라는 자막까지 깔렸다.
남녀간의 연애는 축하받아야 할 일이지만 스타의 연애는 다를 수 있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스타에게 연애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최선의 노력을 보여주는 스타에게는 장애물이 될 수 없다. 하니도 마찬가지다. 어렵게 빛을 본 EXID를 사랑해주는 팬을 위해 기꺼이 망가질 줄 알고, 주변 사람을 향한 배려가 몸에 밴 하니에게 연애는 장애물이 아니다. 하니가 지금껏 쌓아온 공든 탑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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