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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오승환 금의환향 딜레마에 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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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해외 원정 도박 악재에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KBO가 국내 복귀시 전체 경기의 50%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고, 재계약 협상을 하던 한신 타이거즈가 도박 파문에 협상을 중단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뛰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오승환은 당초 추진한대로 메이저리그에 가게 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최고의 마무리로 각광을 받다가 해외 원정 도박으로 팬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는 그로선 명예회복의 길이 열린 셈이다. 비록 한국과 일본에서처럼 마무리가 아닌 셋업맨으로 나서게 됐지만 메이저리거를 상대로 돌직구가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등돌린 팬들의 사랑을 다시 찾을 수도 있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게 된다면 KBO로선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2017년 WBC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제3회 WBC에서 한국은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지난해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으로 자존심을 회복한 한국으로선 내년에 열리는 4회 WBC에서 다시한번 정상급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당연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주축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일본 등 강팀의 주축 선수들이 메이저리거이고 이들을 직접 상대했던 경험있는 메이저리거가 꼭 필요하다. 지난 2006년 1회 대회때 한국은 박찬호를 비롯해 김병현 구대성 김선우 봉중근 서재응 최희섭 등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대거 참여해 4강이란 깜짝 신화를 이뤄냈었다.

한동안 뜸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KBO리그 선수들의 대거 진출로 인해 부쩍 늘었다. 텍사스의 추신수를 비롯해 LA 다저스 류현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에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까지 6명이 됐다. 이대호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고 있어 7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KBO로선 오승환이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 2017 WBC 대표팀에 오승환을 뽑아야 하느냐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징계를 내렸고, 아직 그 징계를 받지 않은 선수의 대표팀 발탁 여부는 팬들의 큰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성적만을 볼 것이냐 명분을 따지느냐에 따라 노선이 달라질 수 있다.

KBO 정금조 육성운영부장은 "KBO에서도 이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아직 WBC에 대해 감독이 정해지거나 기술위원회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서 확답을 할 수 없지만 고민을 해야할 부분"이라고 했다.

국민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메이저리그까지 승승장구한 오승환이 메이저리거를 상대로 좋은 피칭을 한다면 지금처럼 비난을 해야할까 아니면 박수를 쳐야할까.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애매하고도 찜찜한 상황이 연출될 지도 모를 일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