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자프로농구는 이미 클래스가 둘로 나뉘었다. 1위 모비스부터 6위 서울 삼성까지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확정됐다. 7위 kt, SK는 다음 시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고 있다. 13일 부산에서 맞닥뜨린 1위 모비스와 7위 kt는 완전히 다른 입장이었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2연승중인 모비스, 3연패중인 kt였지만 kt가 69대68로 신승을 거뒀다. 순위가 바뀌진 않았지만 kt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농구'에 조금 더 다가선 하루였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경기전부터 긴장했다. "순위는 처져있지만 조동현kt 감독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마 오늘도 악착같이 할 것"이라고 했다. 2년간 조동현 감독을 코치로 데리고 있던 유 감독이다. 철두철미한 스타일을 꿰고 있었다. 휘슬이 울리자 마자 양팀은 격하게 부딪혔다. kt와 모비스는 일전일퇴를 거듭했다. 승부는 4쿼터 막판까지 가려지지 않았다. 전반은 37-37 동점, 3쿼터에서 모비스가 1점 리드를 가져갔지만 4쿼 막판 모비스는 5개의 턴오버로 역전 빌미를 제공했다.
4점차로 패색이 짙던 4쿼터 막판. 모비스 양동근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한손으로 마음을 비우고 던진 볼이 림에 척 꽂히는 장면에 kt팬들도 환호를 질렀다. 초장거리 3점포가 성공됐지만 1점차 승리였다. 갈길 바쁜 모비스는 4라운드에 이어 5라운드에서도 kt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경기내용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요즘 위기"라던 유재학 감독의 지적이 꼭 들어맞았다.
kt는 코트니 심스가 26득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이재도와 블레이클리가 10득점을 올렸다. 모비스는 양동근이 12득점-송창용이 10득점-함지훈이 13득점-커스버트 빅터가 14득점-아이라 클라크가 14득점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지만 17개나 쏟아진 턴오버가 발목을 잡았다. kt는 턴오버가 11개였다. 부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