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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종영앞둔 '응답하라', 덕선 남편찾기 보다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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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남편은 중요하지 않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가 종영을 단2회 앞둔 시점에서도 덕선(혜리) 남편 찾기는 전입가경이다. 여전히 네티즌들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과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파로 나뉘어 갑론을박 하고 있다.

'어남택'파는 택(박보검)이 왼손잡이에 흡연자이고 인터뷰를 싫어하는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점, 또 운동화끈을 통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 이서진과 정환(류준열)의 투덜이 캐릭터가 겹친다는 점 등을 남편 증거로 꼽고 있다. '어남류'파는 미래 남편으로 등장하는 김주혁과 현재의 정환이 닮았다는 점, 덕선에게 고백하고 이를 장난으로 치부해버리긴 했지만 피앙세 반지를 두고감으로서 반전을 선사했다는 점, 대학 이야기, 김포공항 스포 및 박보검이 이서진의 아역으로 출연한 적 있다는 점 등을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누가 덕선의 남편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그동안 '응답하라' 시리즈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을 잘 잡아냈기 때문이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아이돌 팬덤 문화'를 통해 H.O.T와 젝스키스 등 1세대 아이돌에 열광했던 세대들의 추억을 소환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란 시대적 아이콘을 내세웠고 '영원한 오빠 '이상민 등 슈퍼 스타들이 탄생했던 농구 대잔치를 테마로 했다. 어쨌든 그 시대를 풍미했던 테마를 두고 그 안에서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버무렸던 것이 '응답하라' 시리즈의 인기 비결이었다.

그러나 '응답하라 1988'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초반에는 쌍문동 골목길 식구들의 다정다감하고 소소한 일상들이 큰 공감대를 형성하며 감동까지 안겼다. 그런데 갈수록 '남편 찾기'에 집착하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러브라인을 꼬고 훼방놓고 덕선의 마음을 숨기며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제 종영까지 단 2회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중간엔 잠시 삼천포로 빠져 시청자들에게 '남편 찾기'를 강요, 역대 '응답하라' 시리즈 중 최고 졸작이라는 혹평을 얻기도 했지만 마지막엔 초심을 찾으면 어떨까. 처음처럼, 그리고 역대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따뜻하고 훈훈한 우리네 이야기로 여운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