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그동안 이병규(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등 빅4가 팀의 중심으로 활약을 해왔다. 이들의 활약에 2013년과 2014년엔 가을야구도 경험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들이 조금씩 걸림돌이 되는 분위기다. 이들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LG의 세대교체가 늦어졌다는 얘기가 많다. 2015시즌 이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빠지자 LG 타선의 파괴력은 뚝 떨어졌다. 그리고 LG는 늦게나마 세대교체를 하게됐고, 그 중심에 빅4의 와해가 있었다.
이진영이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됐다. 이진영은 지난해 11월말 KBO 2차 드래프트에서 kt 위즈로부터 지명받아 이적했다. LG 구단이 이진영을 40인 보호 명단에서 제외시킨 것자체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kt가 전체 1순위로 이진영을 바로 찍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진영이 아직도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LG가 이진영 대신 젊은 선수들을 보호 명단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세대교체의 의지를 보여준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이어 LG 양상문 감독은 17일 출발하는 1군 미국 전지훈련 명단에서 이병규를 제외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주기 위한 것이다. 아무래도 터줏대감 같은 선배가 있다면 젊은 선수들로선 훈련에 대한 의지가 떨어질 수 있다. 열심히 훈련을 해도 1군으로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이병규에게도 강한 동기를 부여한 셈이다. 이병규는 지난시즌 부진으로 2군에 많이 있었다. 올해 1군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함으로써 그에게 더이상 주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실력으로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라는 뜻을 보인 것이다. 이병규는 대만에서 열리는 2군 전지훈련에 참가한다.
박용택과 정성훈은 1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만 이들의 입지도 예전처럼 확고하다고 볼 수 없다. 박용택은 지난시즌 타율 3할2푼6리에 18홈런, 83타점으로 팀내 타율, 홈런, 타점 모두 1위였다. 제몫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주장 선거에서 류제국 등 젊은 후배들에게 밀렸다. 그만큼 선수들도 새로운 분위기를 원하는 것. 정성훈은 타율 2할8푼4리에 9홈런, 45타점을 올려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고, 시즌 막판엔 음주 운전을 해 징계를 받기도 했다. 박용택과 정성훈도 올시즌 기대만큼의 활약이 나오지 않는다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넘겨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들의 빈자리가 커 보이지 않게 젊은 기대주들이 성장을 하느냐다. 지난해 시즌 후반에 나와 기대감을 안긴 서상우 안익훈 장준원 임 훈 등이 올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팬들도 빅4에 대한 생각을 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LG는 빅4 공백을 더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이병규까지 빼면서 올인한 올시즌 전지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