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육룡이 나르샤' 역사를 알고 보면 이들의 관계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가 중반부를 달려가고 있다. 첫 회부터 단 한 차례도 월화극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은 '육룡이 나르샤'의 인기 원동력 중 하나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유기적인 관계의 변화이다.
역사가 스포일러인 드라마기에,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 '육룡이 나르샤' 표 긴장백배 짝꿍들을 누가 있을까?
◆ 하륜 vs 이방원
역사적으로 하륜(조희봉)은 이방원(유아인)을 왕위에 올리는 책사이다. '육룡이 나르샤'가 28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극 중 현재 하륜과 이방원의 관계는 다소 적대적이다. 하륜이 '십팔자위왕설'을 퍼뜨리고 조민수(최종환) 곁에 서서 이성계파의 개혁을 막으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 여겨 봐야 할 장면이 있다. 24회 속 이방원과 하륜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을 때, 하륜은 이방원에게 "넌 날 정말 닮았어"라고 말했다. 이방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거울 본 게 언제요?"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머지 않아, 책사와 주군이 될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의미심장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 정몽주 vs 이방원
역사적으로 두 인물은 하여가와 단심가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곧 피로 물들 관계이기도 하다. 이방원에 의해 정몽주가 격살당하기 때문이다. 이성계파의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방법에는 반기를 든 정몽주. 이방원은 그런 정몽주에게 서서히 반감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27회에서 정몽주와 이방원이 마주했다. 이날 정몽주는 이방원에게 "다시는 백성을 팔지 말거라"고 말했다. 지금의 개혁 의지가 백성을 위해서인지, 가문의 영달을 위해서인지 경고한 것. 후세에 기록될 역사보다, 현재의 백성이 더 중요함을 주장한 이방원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스승님"이라고 말한 뒤 차갑게 돌아섰다. 안방극장을 극도의 긴장감으로 물들인 장면이다.
◆정몽주vs 정도전
정몽주와 정도전(김명민)은 뜻을 함께 한 동지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두 사람은 '조선 건국'을 두고 극명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정몽주는 고려라는 나라 안에서, 개혁을 진행하고자 했다. 하지만 정도전은 고려가 아닌 새 나라, 조선에서 새로운 개혁을 이루고자 했다.
'육룡이 나르샤' 27회에서 정몽주는 정도전의 동굴에서 지도 속 신조선을 발견, 경악했다. 수없이 고민해 완성시킨 정도전의 개혁안을 본 정몽주는 "고려의 틀 안에서 하세"라며 정도전을 설득했다. 반역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것. 하지만 정도전은 "왜요? 왜 고려여야만 합니까?"라고 되물으며 꺾이지 않는 의지를 보였다. 좀처럼 뜻을 좁히지 못하는 두 사람의 치열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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