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묻고 기자가 답한다. 담당기자가 나머지 9개 구단 담당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는다. Q&A 형식이다.
Q. 김경문 감독, 단기전에선 평범하다는 평가가 많다. 선수 키우는 능력은 비범하지만, 승부사 기질은 평범한 수준 아닌가?
A. 냉정히 말해 2년 연속 가을 야구에서 실패했다.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되묻고 싶다. NC가 정말 우승할 만한 전력이었나. 아직 어린 선수들이다. 기량을 떠나 경험이 필요하다. 베테랑 손민한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때 떨었다고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투수도 선발로 등판해 긴장하는 무대라는 얘기다. 김경문 감독. 베이징올림픽 신화를 쓴 명장이다. 두산 베어스 시절, 또 NC에서도 우승이 없지만 기다려야 한다. 승부사 기질은 올림픽에서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또 지난 시즌 하위권 후보였던 팀을 정규시즌 2위 팀으로 만든 것 자체가 매일, 매 경기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 결과다.
Q. 나성범의 정규시즌에서 등판 가능성은?
A. 나성범은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140㎞ 중반대의 직구, 거기에 슬라이더까지 좋았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 등판할 일은 없다. 기본적으로 타자와 투수는 쓰는 근육이 다르다. 자칫 근육통을 안고 경기에 나서다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김경문 감독도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나성범을 등판시킨 뒤 "팬들을 위한 이벤트"라고 했다. 결국 투수 나성범보다 중요한 것은 왼손 불펜을 발굴하는 일이다. 임정호와 함께 불펜에서 뛸 1명의 왼손 투수가 튀어나와야 된다. NC는 지난해 왼손 타자들이 많은 삼성과 LG에 약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Q. 지난 시즌 포스트 시즌에서 약점은 투수력이었다. 박석민을 영입했지만, 우승 확률은 높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투수력이 문제 아닌가?
A. 기록의 스포츠. 숫자로 얘기하자. NC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이 4.26으로 전체 1위였다. 선발 4.10, 구원 4.50. 모두 1위다. NC 선발진은 내년에도 탄탄하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건재하고 이재학, 이태양도 10승 이상이 가능하다. 5선발은 캠프에서 확정될 예정. 불펜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임창민이라는 마무리 투수를 얻었다. 다만 이랬던 마운드가 포스트시즌에서는 불안했다. 시즌 막판 몸 상태가 좋지 않던 해커가 부진했고, 불펜도 흔들렸다. 앞서 말한 경험의 문제이고, 큰 무대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결과다. 이 때문에 어떻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떻게 시즌 막판을 보내야 하는지, 다들 느낀 게 많을 것이다.
Q. 차근 차근 팀을 키우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는데 덜컥 FA시장에 96억원을 지른 것은 구단이 나아갈 바를 바꾼다는 뜻인가?
A. NC는 지난해와 올해 운영비 차이가 거의 없다. 여유가 있어 박석민에게 덜컥 96억원을 배팅한 건 아니란 얘기다. 이번 영입은 김경문 감독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다. 박석민이 시장에 나온 순간, 구단 고위 관계자에게 "잡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누구나 탐 내는 오른손 거포.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하다. 하나 더, 구단은 60만 관중 돌파를 위해 전국구 스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그라운드 개그맨 박석민이라면 많은 관중을 끌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Q. 원종현 올해 뛸 수 있나, 없나
A. 전반기 안에 복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화 정현석과 달리 투수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 구단 관계자는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복귀 시점을 정해야 한다.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Q. 기존 3루수 자원이 2명이나 되는데 트레이드를 해야 하지 않나.
A.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김경문 감독은 트레이드 카드를 적극 활용하는 사령탑 중 한 명이다. 가장 최근엔 포수 용덕한을 데려오면서 홍성용, 오정복을 kt에 내줬다. 지석훈은 넥센과 3대2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다. 다만 카드가 맞아야 한다. 모창민, 지석훈 모두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상대도 NC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줘야 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