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tvN 새 월화극 '치즈인더트랩'('치인트')가 원작과는 차별화 된 매력을 인증했다.
지난 4일 방송된 '치인트' 첫 회에서는 홍설(김고은)이 학교 인기남 유정(박해진)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런 설이에게 알 수 없는 고난의 학교 생활이 시작됐다.
웹툰 작가인 순끼 작가가 2010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원작 '치인트'는 회당 조회수가 약 100만, 누적 조회수가 무려 11억뷰를 넘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한 작품. 원작은 치열하게 살아가는 여대생 홍설과 완벽해보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대학 선배 유정을 중심으로, 대학이라는 공간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가 섬세하게 묘사돼 큰 인기를 얻었다.
'치어머니'라 일컬을 정도로 원작 팬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드라마에도 많은 기대와 우려가 쏠렸다. 우선 첫 회는 꽤 성공적이다. 드라마 '치인트'는 원작 '치인트'와 닮은 듯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홀렸다. 원작의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캐릭터의 성향을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내는 에피소드들을 첨가했다. '치어머니'들에게도 원작 웹툰과는 또 다른 맛의 치즈였기에 덫에 덜컥 걸려들 수밖에 없었다.
집안 좋고 공부도 잘하며 인간성까지 좋아 모든 학생들이 칭송해 마지않는 유정. 하지만 홍설은 그가 개강파티에서 귀찮게 달라붙는 후배에게 일부러 술을 쏟고 미소 짓는 장면을 목격하고 수상한 낌새를 감지했다. 이후에도 홍설은 혼자만 유정에게서 겉보기와 다른 면모를 목격하게 되고, 홍설은 이후부터 학교 생활에서 자꾸만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황에서 홍설은 더욱 유정에 대한 의혹을 키웠다. 그런데 갑자기 유정이 홍설에게 호의적으로 대하기 시작했다. "수상한 선배가 수상한 행동을 시작했다"는 홍설의 말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유정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홍설을 향한 그의 태도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 하는 사이 시청자들은 이미 '치인트'의 매력에 빠졌다. '로맨스릴러'가 무엇인지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낸 첫 회였다.
과비를 횡령한 김상철(문지윤)의 비리가 폭로된 것에 대해 홍설이 유정을 의심하고 이를 대놓고 추궁한다거나, 홍설의 수강신청이 바뀐 것에 대해 유정이 김상철을 떠보거나 하는 에피소드는 원작에서는 없었던 상황. 원작에서 유정은 홍설을 제외한 학교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법이 없고, 상황은 늘 홍설의 의심에서 불명확하게 흘러갔다. 드라마에서는 캐릭터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고, 유정과 홍설이 맞부딪히는 상황을 통해 둘 사이의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특히 박해진과 김고은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다. 박해진은 사람 좋은 미소 뒤에 때때로 냉혹한 눈빛을 드러내며 유정 그 자체라는 호평을 얻었다. 박해진은 한 없이 순진한 눈빛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가하면 홍설을 향해 오싹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김고은 또한 엉뚱하지만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닌 여대생 홍설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바쁜 생활 속에, 유정과 일이 꼬이면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홍설의 모습을 코믹하고도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여대생으로 분한 김고은은 이전 작품들과 180도 다른 매력을 뿜어냈다.
'치인트'는 이처럼 원작이 지닌 분위기가 스토리, 무엇보다 배우들의 외모 싱크로율까지 99%의 닮음 속에 1%의 다름을 조화시켰다. 원작에 충실하돼 드라마만의 강점을 살리게다는 제작진의 확고한 의지와, 캐릭터를 분명하게 파악하고 소홧시킨 배우들의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편, 이날 '치인트'는 모두가 꺼리는 강교수(황석정)의 수업에 갑자기 나타난 유정의 모습으로 마무리 됐다. 상철이 몰래 수강신청을 취소하는 바람에 원하던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된 홍설은 울며 겨자먹기로 강교수의 수업을 듣게 됐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유정이 나타났고 도대체 속을 알 수 없는 유정과 홍설의 캠퍼스 생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치인트'가 초심을 잃지 않고, 웹툰 원작 드라마의 좋은 예로 남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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