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 기준이 까다로운 건 아니지만 은근히 신경쓰이는 첫 번째 관문이다. KIA 타이거즈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체력 테스트를 실시한다. 애리조나 1군 전지훈련 캠프로 출발하기 전인 13일에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하다. 1,2군 선수 전원이 참가한다.
체력테스트를 통과해야 전지훈련 참가가 가능하다. 잠정적으로 참가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해도, 기준에 미달하면 탈락이다. 지난해 김진우가 러닝에서 떨어져 오키나와 1군 캠프에 가지 못했다. 당시 김진우는 부상 후유증에 감기몸살이 심해 몸이 안 좋았는데, 김기태 KIA 감독은 원칙대로 갔다. 정상참작이 가능했는데도 예외 선례를 남기지 않았다. 프로라면 몸 관리꺼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진우는 2주가 흐른 뒤 대만 2군 캠프에 참가했다.
LG 시절에 체력 측정을 시작한 김 감독은 KIA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체력적인 준비자세를 강조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 시작과 함께 바로 훈련이 가능한 체력을 갖춰야 한다. 해외캠프는 체력을 만드는 데가 아니라 본격적인 훈련을 하는 곳이다. 체력 문제가 있으면 선수단 전체 일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부상 위험까지 따른다. 준비가 안 된 선수는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비시즌 기간에 충분히 쉬더라도 기본 운동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비활동기간에 훈련을 강제할 수는 없다. 다만, 프로 선수로서 준비자세는 필요하다.
체력 테스트 통과 기준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게 타이거즈 관계자의 설명이다. 4km 러닝과 인바디(Inbody) 검사, 윗몸일으키기(sit-up) 세 가지를 진행한다. 연령대별로 통과 기준이 다르다. 20대 중반까지 젊은 선수와 중간 연령대, 그리고 30대 초중반 이후로 나뉜다. 인바디 테스트를 통해 체지방과 근육량 등을 측정한다. 선수별로 기준이 다른데, 이전 측정 기록이 기본이 된다고 한다. 저연차 젊은 선수는 1분간 윗몸일으키기 60회를 소화하면 기준 통과다.
의무 파트 김준재 차장은 "정상적인 몸이라면 큰 어려움없이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잘 준비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겨울에도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체력 테스트는 코칭스태프가 주관하는 게 아니다. 의무파트에서 평가 기준을 정해 진행한다.
심폐 기능을 측정하는 4km 러닝이 선수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항목이다. 광주월드컵경기장 400m 트랙을 열바퀴 돌아야 한다. 지난해 김진우는 러닝중에 포기했다. 젊은 선수는 17~18분, 중간연령대는 20~21분, 베테랑 선수는 23분 이내에 들어오면 된다.
선수들의 시즌은 벌써부터 시작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