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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새출발 양승호 전 감독 "야구로 꼭 봉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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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의 끈은 절대 놓지 않을 겁니다."

직장인들이 2016년 힘차게 첫 출근을 하는 4일. 양승호 롯데 자이언츠 전 감독도 평소 잘 입지 않던 정장을 차려입었다. 그리고 평생 경험하지 못했던 어색한 출근길에 올랐다.

양 전 감독이 새출발에 나선다. 양 전 감독은 4일부터 지인이 운영하는 항공 물류회사 직원으로 첫 출근한다. 평생 야구만 해오며 살아 물류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친화력이 좋고 대인 관계 형성에 능통한 그를 눈여겨 본 지인이 새출발의 기회를 줬다. 양 전 감독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직원들을 관리하고, 거래하는 상대 회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일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니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양 전 감독을 위해 지인이 갑자기 만든 자리는 아니고, 이전부터 꾸준하게 러브콜이 있었다고 한다. 양 전 감독도 지난해부터 회사 모임에 참석하는 등 분위기를 익혀나갔다. 하지만 여자야구대표팀 인스트럭터 활동과 새롭게 만들어진 여자연예인야구단 감독을 맡는 등 바쁜 일정 때문에 응답을 미루다 새해를 맞이해 새 결심을 했다.

2012년 말 롯데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고려대 감독 시절 있었던 입시 비리에 연루돼 실형을 살았다. 선수들의 전지훈련비로 사용했다고 하지만,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는 확실했기에 실형을 피할 수 없었다. 양 전 감독은 '잘못은 잘못'이라며 반성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따뜻하지 않았다. '평생 해온 야구를 포기해야 하나'라고 생각도 했지만, 그 때마다 정든 그라운드가 그리웠다. 그렇게 자신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재능 기부를 했다. 여자야구대표팀 활동 정도가 대중들에게 알려졌지만, 사실 양 전 감독은 전국 각지를 돌며 미래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야구를 가르쳐왔다. 죄를 떠나 '감독님께 야구를 배워 좋다'는 어린 선수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고,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열린 김응용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의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 수원 케이티위느파크를 찾는 등 공식석상에도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양 전 감독은 '내가 가도 되는 자리인가'라며 밤새 고민을 하다 참석을 결정했다.

양 전 감독은 "나를 위해 고생한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일을 찾아야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본 업무에 누가 되지 않는 한에서 야구에 대한 끈도 놓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어온 인스터럭터 활동, 재능 기부 등도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아직도 많이 반성하고 있다. 언젠가 용서를 받을 수 있다면, 야구계로 꼭 돌아가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