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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신태용호와 슈틸리케호의 미래, 올림픽과 월드컵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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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 밝았다.

그라운드는 쉼표가 없다. 병신년, 한국 축구는 새해 벽두부터 힘찬 질주를 시작한다. 올해는 투트랙으로 돌아간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함께 호흡한다.

'리틀 태극전사'들이 먼저 첫 발을 뗀다.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새해를 맞은 신태용호가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대표팀의 맏형인 슈틸리케호는 3월 첫 무대에 오른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 3월 A매치 주간에 막을 내린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도 시작된다. 4.5장의 월드컵 티켓을 놓고 8월부터 열전에 돌입한다. 지난해 한국 축구의 표정은 더없이 밝았다. 2016년은 과연 어떤 그림일까. 신태용호와 슈틸리케호의 환희를 꿈꾸고 있다.

▶신태용호 첫 단추를 잘 꿰야한다

2016년은 올림픽의 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8월 5~21일)에서 화려한 막이 열린다. 올림픽대표팀이 '올림픽'으로 운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있다. 아시아지역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전지훈련 중인 신태용호는 4일(이하 한국시각)과 7일 UAE,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 후 결전진인 카타르로 이동한다. 카타르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개최된다.

아시아에 배정된 올림픽 본선 티켓이 3장이다. 각 조 1, 2위가 8강에 오른 후 토너먼트가 이어진다. 조별리그에서 C조에 포진한 신태용호는 우즈베키스탄(14일 오전 1시30분), 예멘(16일 오후 10시 30분), 이라크(20일 오전 1시30분)와 차례로 격돌한다.

리우행의 길은 단 하나다. 최소 3위 이내에 포진해야 한다. 4년 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의 경우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됐지만 리우올림픽 예선에서는 토너먼트 대회가 부활했다. 한 순간이라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탈락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단 1%도 방심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상대에 따라 다양한 전술로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신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은 대회 첫 상대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잘 치르면 부담이 덜어지고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다. 반대로 꼬이게 되면 팀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반드시 승리해 8강, 4강까지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 리우에선 '동메달 재연'이 목표다. 한국 축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한 올림픽대표팀은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태용 감독은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호 차원이 다른 무대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첫 발걸음은 지난해 테이프를 끊은 2차예선이었다. 39개국이 사선에 섰다. 각 조 1위와 2위팀 가운데 성적순으로 상위 4개팀이 최종예선에 진출하는 구도다. 슈틸리케호는 이변을 허락하지 않았다. 2차예선 G조에서 6전 전승, 23득점-무실점으로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올해 차원이 다른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다. 최종예선 진출팀도 윤곽이 드러났다. 2차예선 각 조 1위팀의 면면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A조), 호주(B조), 카타르(C조), 이란(D조), 일본(E조), 태국(F조), 북한(H조)이 1위에 포진해 있다. 2위 가운데는 우즈베키스탄(H조), 시리아(E조) 등의 승점이 높다.

최종예선은 12개팀이 두 개조로 나뉜다. 4.5장의 월드컵 티켓을 놓고 팀당 10경기씩을 치른다. 최종예선은 2017년까지 이어진다. 순항하기 위해서는 최종예선의 첫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 만만하게 볼 상대는 없다. 매 경기 혈전을 벌여야 한다.

러시아월드컵 본선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세계적인 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점검해 봐야 한다. 슈틸리케호는 5월 30일부터 6월 7일로 이어지는 A매치 주간에 두 차례 평가전을 계획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평가전 상대로 네덜란드를 첫 손에 꼽았다. 스코틀랜드, 덴마크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유럽 강호와의 A매치를 성사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바람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015년만 같아라'다. 지난해 16승3무1패, 승률 80%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그는 "2015년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강팀들을 상대할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지난해 우리가 쌓아놓은 것을 밑바탕으로 해 경기를 할 것이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철학과 정신력을 가져가야 한다. 우리의 철학인 점유율과 지배를 포기하면 안된다. 누구를 상대해도 방식이 달라져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라운드는 희비가 늘 공존한다. 신태용호와 슈틸리케호는 '비'가 아닌 '희'를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