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용이와 진작 만났어야 했는데…."
3년 만에 성사된 '쌍용 더비'였다. 'K리그 히트상품'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이청용(27·크리스탈 팰리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처음으로 조우했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벌어진 크리스탈 팰리스-스완지시티와의 2015~2016시즌 EPL 19라운드에서 나란히 후반 교체투입됐다.
그 동안 기성용과 이청용은 영국 무대에서 단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 기성용이 2012년 여름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잉글랜드의 스완지시티로 둥지를 옮겼지만 공교롭게도 그 해 이청용의 소속 팀이던 볼턴은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됐다. 자연스럽게 둘의 맞대결은 뒤로 밀리다 3년 만에 성사됐다.
이날 둘은 그라운드에서 큰 충돌이 없었다. 후반 30분 이청용이 동료에게 전달한 패스를 기성용이 차단했을 뿐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성용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진작 만났어야 했는데 아쉬웠다. 서로 비겼으니까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용이랑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있었다. 따로 플레이 하는게 어색하고 다른 팀에서 만나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EPL에서 만났다는 게 뜻깊었다. 서로가 30대를 향해 가고 있다. 어렸을 때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늦었지만 의미있다"고 덧붙였다.
둘은 올해 가장이 됐다. 딸을 낳았다. 이청용은 최근 출산휴가를 받아 귀국한 뒤 27일 영국으로 돌아왔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둘 다 애기 아빠고 나란히 딸을 낳았다. 딸들이 동갑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족끼리 만나고 싶다. 나와 청용이도 친구지만 딸들 끼리도 친구다. 특별한 관계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쌍용 더비' 소감은.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진작 만났어야 했는데 아쉬웠다. 서로 비겼으니까 만족한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5위지만 우리는 처져있다. 좀 더 승점이 필요하다. 그러나 원정 경기였고 경기가 연속적으로 있어서 안 뛰던 선수들이 경기를 잘 해줬다.
-이청용과의 만남은 처음이었다.
▶청용이랑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있었다. 따로 플레이 하는게 어색하고 다른 팀에서 만나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만났다는 게 뜻깊었다. 서로가 30대를 향해 가고 있다. 어렸을 때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늦었지만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이청용 선수도 딸을 낳았다.
▶다 애기 아빠고 다 딸을 낳았고 딸들이 동갑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족끼리 만나고 싶다. 나와 청용이도 친구지만 딸들 끼리도 친구다. 특별한 관계가 될 것 같다.
-딸 태명이 박싱인데 박싱데이에 골을 넣었다.
▶박싱데이에 좋은 일이 생긴다. 성탄절 기도를 많이 해서 하나님이 잘 들어주신 것 같다. 9월, 10월, 11월 대표팀을 오가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이제 대표팀 일정이 없어서 몸이 많이 올라왔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는데.
▶웨스트브롬위치전을 소화한 뒤 채 48시간이 안됐다. 차도 많이 막혀서 늦게 왔다. 두 경기를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감독님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 같다.
-감독 대행과의 관계가 전임 감독과 다른 점은.
▶감독 대행과 코치들이 스완지에 오래 있었다.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게리 몽크 감독과 이별해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잘 하고 있다. 1승1무1패를 했다. 감독보다는 선수들이 한 발 더 나가야 한다고 본다.
-올해 마지막 경기다.
▶올해가 금방 지나가서 아쉽다. 2015년 좋은 일들 많이 있었다. 내년도 올해처럼 노력하는 것이 임무다. 몸 관리를 잘 해서 부상 안하는게 목표다.
런던=임종훈 jongh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