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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벌 달군 홍명보 자선경기, 청춘에 전한 희망의 빛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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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 하지만 서울 장충체육관은 후끈 달아올랐다. 4500여석은 관중들로 가득 찼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홍명보 자선경기가 27일 열렸다. 올해로 13년째다. '주식회사 건영과 함께하는 2015년 셰어 더 드림 (Share the Dream)풋볼매치'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소아암 환우들에게 사랑을'이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선수들이 등장하자 팬들의 함성이 체육관을 뒤덮었다. 선수들은 힘차게 사인볼을 관중석으로 차올리며 화답했다. DJ의 현란한 음악이 어우러지며 클럽을 방불케하는 열기가 뿜어졌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사랑팀과 안정환 감독의 희망팀, 두 팀으로 나뉘어 경기가 펼쳐졌다. 선수단의 다양한 구성도 흥미요소였다. K리그 스타와 독일, 일본, 중국 등 해외파, 여자축구, 장애인 대표팀 선수에 개그맨까지 포진했다. 심지어 프로야구선수까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경기는 다섯명씩 나서 전후반 각각 25분씩 진행됐다. 축구장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풋살 구장. 하지만 그곳을 수놓은 선수들의 플레이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관중들의 눈은 선수들의 몸놀림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선수들은 그간 숨겨왔던 끼와 흥을 발산했다. 황의조(성남)는 경기도중 축구화가 벗겨지며 웃음을 자아냈다. 축제 분위기 속에 희망팀의 골키퍼 김승규(울산)는 실전을 방불케하는 선방으로 원망(?)을 사기도 했다. 주목을 끌었던 야구선수 이대은(지바 롯데)의 축구실력이 베일을 벗었고 청각장애 국가대표 김종훈도 프로선수 못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승우(바르셀로나 B)는 초대가수 울라라 세션의 하프타임 축하공연에 뛰어들어 한바탕 춤판을 벌였다.

그러나 경기의 꽃은 현란한 개인기도 멋진 골도 아니었다. 감동을 담은 세리머니였다. 사랑팀과 희망팀은 '잊지마 당신은 어머니의 자부심', '청춘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등 문구를 만들며 청춘들을 응원했다.

경기는 희망팀의 13대12 승리로 마무리됐고 희망팀 소속으로 경기에 나선 이승우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모두가 승자였다. 사랑팀과 희망팀이 하나되어 이 땅의 청춘들과 소아암 환우들을 향한 빛줄기를 뿜어냈다.

이날 홍명보장학재단 이사장 신분으로 경기장을 찾은 홍명보 감독은 "자선경기가 어느덧 13회를 맞았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청춘들을 위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랑팀 골키퍼로 출전한 김병지(전남)는 "의미있는 자리에 함께 서게 돼 뜻 깊다"며 소감을 전했다.

경기 수익금 중 일부는 청년실업 해소와 소아암 환우들의 치료 기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