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를 넘길 것 같다.
두산은 김현수가 없다.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결국 우승 전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FA로 풀린 오재원을 잡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연히 포스트 시즌에서 괴력투를 보인 더스틴 니퍼트도 잡아야 한다.
하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결국 해를 넘길 것 같다.
두산 측은 오재원과 다음 주 한 차례 만난다. 하지만 재계약을 확정짓기 위한 만남은 아니다. 또 한 차례의 협상으로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사전 만남의 형식이다.
입장 차이가 있다. 오재원은 4년 60억원 정도의 대우를 원하고 있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액수다.
두산의 모기업 두산 그룹이 희망퇴작과 핵심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야구단 역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환경은 니퍼트와의 재계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초부터 두산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은 니퍼트의 연봉에 대해 "포스트 시즌 맹활약은 인정한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니퍼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라면서도 "페넌트레이스 때의 부진을 고려해야 한다. 이미 150만달러를 받고 있는 선수다. 형평성을 위해서 삭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니퍼트 측은 '정규리그에서 부진은 인정하지만, 포스트 시즌의 활약은 인정해줘야 한다'며 연봉삭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이 이같이 핵심 선수들에 대한 재계약에 여유로운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오재원의 경우 FA로서 시장의 '수요'가 거의 없다. 공수주를 갖춘 국가대표 2루수지만, 2루수 자원이 필요한 팀은 영입을 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두산의 모기업 경영난이 어떻게 급변할 지 모른다. 아직까지 야구단에 어떤 지침이 내려지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야구단의 재정에 대한 축소방안 같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때문에, 대형 계약의 경우 불투명한 현실 속에서 성사가 쉽지 않다.
물론 두산과 두 선수 간의 입장 차이가 있다. 이 부분을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모기업의 경영난은 계약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